[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라인게임즈가 올해도 적자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를 지속한 가운데 올해 연말이 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라인게임즈는 올해 하반기 '퀀텀나이츠'로 실적 반등을 노렸지만, 게임 공개 후 혹평이 이어졌고 개발사 영업 악화로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라인게임즈는 최근 넥슨 출신 경영진을 영입해 최후의 보루인 '창세기전' 신작들로 역전승을 꾀하고 있다.
개발사 영업 악화로 하반기 기대작 '퀀텀나이츠' 개발 중단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인게임즈의 신작 ‘퀀텀나이츠’의 개발사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적으면 완전자본잠식으로 판단하는데 자본금은 1억8000만원인데 반해 자본 총계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자본 총계는 2020년 -70억원대에서 2022년 -304억원으로 급감했다.
라인게임즈는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의 지분을 44.44%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다.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의 영업손실은 2021년 87억원에서 2022년 135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당기순손실은 2019년 30억원에서 2021년 91억원으로 3배가량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44억원에 달했다.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는 3인칭 슈팅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퀀텀나이츠'를 출시해 영업 적자를 메꿔 보려고 했으나 좌절됐다. 지난달 열린 ‘스팀 넥스트 페스트(STEAM NEST FEST)’에서 '퀀텀나이츠' 체험판을 공개했으나,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계속되는 버그(오류), 지루한 게임성, 뒤떨어진 유행성 등 부정적인 피드백이 주를 이뤘다. 라인게임즈 측은 현재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에 추가적인 투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라인게임즈는 그간 중소 게임 개발사와 협력해 신작 게임들을 퍼블리싱(유통)하는 전략을 취했다.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 외에도 레그, 스케인글로브, 나다게임즈, 락스퀘어, 로우핸드 등 관계사에 지분 투자를 했지만 아직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곳이 없다. 2022년 말 기준으로 관계기업 15개 중 나노인터렉티브, 픽셀크루즈 등 3곳 만이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계열사가 손실을 내는 상황에서 관계기업 투자와 관련한 연결기준 지분법 평가손익은 2021년 14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3억원 적자 전환했다.
그나마 2021년 출시한 니즈게임즈의 ‘언디셈버’와 모티프의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종속기업 12개 중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니즈게임즈와 모티프을 포함한 4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니즈게임즈는 당기순이익 73억원, 모티프는 12억원을 기록했다. 대항해시대가 흥행하면서 모티프는 계열사에서 2022년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바 있다.
(좌)김태환 라인게임즈 신임 부사장, (우)윤주현 신임 CTO (사진=라인게임즈)
넥슨 피 수혈·창세기전 신작으로 회생 성공할까
라인게임즈는 지난 1일 넥슨코리아 출신 전문가들을 새로운 임원으로 영입해 새로운 사업 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다. 김태환 전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라인게임즈 부사장으로, 넥슨코리아 출신 윤주현 전 플랫폼 디렉터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임명했다.
김태환 부사장은 2014년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거쳐 넥슨재팬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넥슨아메리카 부사장(VP) 등을 역임한 사업 개발 및 전략 전문가다. 박성민 대표와 함께 라인게임즈의 비즈니스 전략 전반을 꾸려갈 예정이다.
윤주현 신임 CTO는 기술 및 개발 분야 전문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출신으로 지난 2003년 넥슨코리아에 프로그래머로 입사해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플랫폼 디렉터를 지낸 기술·개발 분야 전문가다. 윤 CTO는 넥슨코리아에서 나온 이후로는 김태환 부사장이 2019년 설립한 해외 역직구 플랫폼 브링코에서 CTO로 재직한 바 있다.
기존 박성민 대표이사(CEO)와 신권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이어 김태환 신임 부사장과 윤주현 신임 CTO을 새로 영입하면서 드림팀을 구성한 것이다. 박성민 대표이사는 "새롭게 합류한 임원들과 함께 (오늘부터) 새로운 라인게임즈의 역사를 쓰고자 한다"라며 "게이머와 눈높이를 맞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라고 말했다.
창세기전 (사진=라인게임즈)
라인게임즈는 연내로 창세기전 IP 콘솔 및 모바일 신작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시키고, 내년부터 새로운 사업전략을 펼치겠다는 포부다.
‘창세기전 모바일:아수라 프로젝트’는 모바일 SRPG(시뮬레이션역할수행게임)으로 지난단 말 사전예약을 개시했다. 콘솔 게임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은 12월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가 예정됐다. 창세기전은 라인게임즈의 자체 IP로 방대한 스토리 라인을 보유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신작은 원작 캐릭터의 특성이 담긴 카툰렌더링 디자인과 화려한 스킬 이펙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창세기전 신작 게임은 현재 최적화 작업 등 게임 제작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론칭 및 발매가 다가옴에 따라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을 전개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