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이 올 들어 자산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전략을 시행하면서 주요 영업자산들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여파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수요 감소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원화 대출금이 42조540억원으로 지난해 말 44조9840억원보다 6.5%(2조9300억원) 감소했다. 대기업·중소기업을 비롯한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자산 규모가 줄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대기업 대출은 6조8430억원에서 6조1590억원으로, 중소기업 대출은 3조8100억원에서 3조4410억원으로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32조7570억원에서 30조8870억원으로 줄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27조9070억원에서 26조5060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주택담보대출은 SC제일은행의 핵심 영업 포트폴리오로서 전체 원화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3.0% 수준으로 높다. 가계대출 내에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85.8%로 나타난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증가율을 보이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올 들어 자산이 축소된 것인데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 자산은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수요 하락,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시행, 금리 상승으로 인한 상환 부담의 증가 등으로 감소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관련 고 LTV(담보인정비율)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 2018년 고 LTV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상환된 이후 주택담보대출 내 LTV 60% 초과 대출 비중이 2021년 말까지 연속으로 감소해 2.0%까지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는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작년 말 4.1%에 이어 올해 6월 말 12.0% 수준으로 상승했다. 최종손실위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고 LTV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는 이유다.
(사진=SC제일은행)
자산 디레버리징 효과로 자본적정성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BIS자기자본비율은 20.4%로 지난해 말인 17.8%보다 개선됐다. 올해 1월부터 바젤 III 시장리스크와 운영리스크 최종안이 적용되면서 위험가중 자산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본 측면에서는 양호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이익잉여금이 증가했다는 점과 보완자본 발행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확대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SC제일은행의 BIS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6조720억원에서 올 상반기 6조2380억원으로 늘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여신과 선별적인 위험 관리를 통한 기업금융 강화로 고객 기반이 안정적이다"라면서도 "전체 원화 대출금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등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영업기반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감소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나 주택담보대출과 대기업 여신 위주의 포트폴리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등으로 건전성 지표 악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