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KB국민은행이 예수금·대출금 기준 국내 1위의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건전성 지표는 다소 악화하는 추세지만, 부실 확대로 인한 재무건전성의 급격한 저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4년 9월 말 기준 국민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 0.37%, 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 비율 179.4%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전체 여신 중에서 석 달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을 뜻한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8%다.
사진=한국신용평가
다만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늘어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상승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2년 0.20%에서 2023년 0.69%, 지난해 3분기엔 0.78%로 올랐다. 이는 가계보다는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3년 말 0.57%에서 2024년 9월 말 0.75%로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체율도 오르는 추세다. 2021년 0.12%였던 연체율은 2022년 0.17%, 2023년 0.23%, 지난해 3분기엔 0.30%다. 2022년에 지속적으로 상승한 금리, 물가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가계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부터 적용된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 도입도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는 신용공급에 따른 경기변동이 금융시스템 및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은행권에 위험가중자산의 0~2.5% 범위에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한신평은 이와 관련해 대손충당금 초과 적립 규모와 최종손실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는 담보 설정 비율,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정책 기조 등을 감안하면 부실 확대로 인한 재무건전성의 급격한 저하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한신평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속적 이익 누적과 지난해 5월에 발행한 3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을 바탕으로 2024년 3분기 BIS자기자본비율은 18.2%, 자본적정성 지표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익창출능력도 최근 3개년(2021~2023년) 평균 총자산이익률(ROA) 0.59%로 견고하다는 평가다. ROA는 2021년 0.58%, 2022년 0.60%, 2023년 0.60%, 지난해 3분기엔 0.65%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약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이는 홍콩 항셍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과 관련 일회성 영업외비용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이에 대해 국민은행이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8620억원을 인식하면서 비교 그룹 중 가장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윤소정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 및 고금리 지속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저하되었으나,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잠재부실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수한 부실흡수능력을 고려할 때, 대손부담으로 인한 손익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