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 선두인
삼성화재(000810)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2위인
DB손해보험(005830)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DB손해보험은 새 회계 IFRS17 체계서 우수한 실적을 내는 데다 주주환원 기반이 되는 자본적정성(K-ICS) 지표도 양호하다. 다음 달 예정인 주주환원 계획 발표가 주가 상승을 이끌어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해 배당 성향 23.0%…삼성화재 추격 '목표'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밸류업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3월 중순쯤 관련 내용이 공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DB손해보험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배당 성향을 3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혀 왔다. 이번에 추가적으로 발표되는 내용은 자사주 활용 등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벨류업 측면에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크게 ▲배당 성향 확대 ▲자사주 신규 매입 또는 소각 ▲자본 효율성 제고 등이 있다.
DB손해보험의 배당 성향은 지난해 결산 기준 23.0%다. 순이익 1조7722억원 가운데 4083억원을 배당액으로 책정했다. 주당배당액(DPS)는 6800원이다. DPS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이나 배당수익률을 넘어서도록 설정하면서 배당 성향은 전년 대비 2.3%p 상승했다.
중장기적으로 삼성화재와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목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기준 배당 성향이 39.0% 정도며, 오는 2028년까지 5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DB손해보험과는 16.0%p 차이가 난다.
삼성화재는 주주환원을 제고하기 위해 현재 15.9%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 2028년에는 5.0% 미만으로 가져가겠단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DB손해보험도 높은 수준의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낼 수 있다. DB손해보험의 자사주 비중은 현재 15.2%다.
자사주 소각은 목표 시기까지 매년 균등 소각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발행주식 총수에서 자사주 비중을 줄여나가는 작업이다.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 주가가 상승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DB손해보험 측은 “자사주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시장 환경과 재무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했다.
K-ICS 비율 관리 핵심…주가 상승 기대감 커져
배당 성향을 올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본 관리가 필수적인 과제로 꼽힌다. K-ICS 비율을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보다 훨씬 높은 200% 이상 수준에서 계속 유지해야 한다. 배당액을 늘리면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감소하면서 K-ICS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K-ICS 잠정치가 201.5%다. 1~3분기에는 228.8%~229.6% 수준을 유지했지만 4분기 들어 크게 하락했다. 무·저해지 상품의 계리적 가정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 DB손해보험이 내놨던 가이던스는 200%~220% 수준인데 하단에 머무르게 됐다.
다만 최근 8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함에 따라 1분기 K-ICS 비율은 8.5%p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DB손해보험은 K-ICS 전망과 목표로 올 연말 210%, 2026년 218% 정도로 내다봤다. 후순위채는 올 하반기에도 한차례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일반보험이나 자동차보험, 투자손익 등을 통해 K-ICS 비율이 순증할 수 있는 정도가 약 10%라고 평가했다. 배당 확대로 인한 K-ICS 하락 영향은 4%~5% 정도다. 연간 5% 내외 수준에서 순증할 수 있는 셈이다.
자기자본에서 배당이 가능한 이익 규모는 2조7000억원 정도다. 밸류업 작업에 대한 부담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이 발표되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 업계에 의하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0.9배 정도로 분석된다. 지난해 0.7배에 비해서는 개선됐다. 다만 여전히 1배 미만이다. PBR는 기업가치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인데, 배수가 1보다 낮으면 증시에서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음을 뜻한다.
안영준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K-ICS 비율이 하락한 점이 소폭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이사회 이후 밸류업 공시와 자기주식 처분 방안 등이 발표되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