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덕산테코피아(317330)가 연이은 적자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금을 늘렸고,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단기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회사는 자회사와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덕산테코피아)
2023년 이어 지난해도 연간 적자 '예상'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덕산테코피아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 1~3분기에도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9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덕산테코피아는 2023년 6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1~3분기 동안 전년도 연간 적자의 2.7배에 달하는 168.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적자행진이 지속되자 덕산테코피아는 은행 차입 등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유입하기 시작했다.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2023년 회사는 1834억원을, 지난해 1~3분기 역시 1666억원의 자금을 재무활동으로 유입했다. 이처럼 재무활동으로 현금을 지속해서 유입한 탓에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79.08%에서 지난해 3분기 적정한도인 200%에 가까운 196.83%을 기록했다.
이처럼 재무활동으로 차입금을 늘리면서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이자비용만 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50억원에 가까운 이자비용이 발생하자 2023년 연간 기준 –0.96배였던 덕산테코피아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52배까지 떨어졌다.
덕산테코피아의 재무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3132억원, 이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금은 1396억원에 이른다. 반면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55억원)과 단기금융상품(1410억원)을 합하면 이를 감당할 수 있으나 유동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특히 영업현금이 적자인 탓에 재무활동으로 끌어온 부채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현재 보유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덕산테코피아의 유동비율은 60.94%에 불과한 상태다.
공격적인 투자도 차입금 증가에 '한몫'
덕산테코피아의 부채 규모가 이처럼 늘어난 데는 영업적자가 지속된 것도 주요한 이유 중 하나지만,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진 것도 한 몫을 차지했다. 회사는 2022년 506억원에서 2023년1759억원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을 3배 이상 늘렸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로 따졌을 땐 2022년 786억원에서 2023년 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149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은 더욱 악화됐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지 않은 돈이 투자활동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622억원의 현금이 투자활동으로 유출됐다. CAPEX는 56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큰 규모는 아니지만, FCF 적자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재무 부담 속에서도 덕산테코피아는 자회사와의 이차전지 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전해액 제조 자회사 덕산일렉테라에 전해액 핵심소재인 첨가제를 공급하며 이차전지 신사업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반도체 소재를 주력으로 하다 첨가제 제조를 시작하며 이차전지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반도체 소재가 전체 매출의 49%, OLED 유기재료가 43%를 차지하며 나머지가 첨가제를 포함한 정밀화학 부문이다.
2021년 첨가제 생산 자회사 덕산일렉테라를 설립한 뒤, 2023년 10월 국내 전용 공장을 가동하며 공급망을 구축했다. 이후 덕산일렉테라는 외부 자본을 유치해 미국 법인 덕산일렉테라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미국에 연간 6만톤 생산능력(CAPA)의 전해액 공장을 준공했다.
하지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덕산테코피아와 덕산일렉테라 간 거래 규모는 약 3700만원에 불과해 첨가제 공급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덕산일렉테라와 미국법인의 매출액도 9162만원에 그쳤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덕산일렉테라가 성장해야 덕산테코피아의 이차전지 사업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이다. 회사는 미국 전해액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일렉테라의 매출 기여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토마토>는 덕산테코피아와 측에 덕산일렉테라의 미국 전해액 공장 실적 가시화 시점과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