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AI 협력해 5년간 2.4조원 투자 전망AI 전환 사업으로 2029년까지 누적 매출 4.6조원 목표유동성 저하에 호텔 매각해 2조원 확보 계획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 재편에 나서며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를 포함한 3개 계열사를 매각했으며, KT는 고수익 호텔 매각을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차입금 감축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통신 3사의 AI 투자 계획과 목표를 분석하고, 이들의 유동화 전략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KT(030200)가 인공지능(AI) 미래에 사활을 걸고 호텔 사업 효율화에 나섰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지난해부터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가운데 2029년까지 AI 전환 사업으로 투자 금액의 두 배에 가까운 매출 4조6000억원을 내겠다는 목표다. 다만, KT는 최근 유동성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서 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호텔들을 매각해 2조원가량을 확보하고 AI에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KT MS 워크숍 (사진=KT)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5년간 2.4조원 투자 계획
16일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기업간거래(B2B) AI 전환(AX) 사업 전략 워크숍을 지난 14일 개최하고 양사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워크숍에는 김영섭 KT 대표와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등 양사 임직원 200여명이 참여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 클라우드, 정보기술(IT) 등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지난해 맺은 파트너십을 점검하고 각 사 사업 계획을 밝혔다. KT는 올해 국내 문화와 환경, 규제 상황에 특화된 한국형 AI와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개발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KT는 MS와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5년 동안 약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KT와 KT클라우드는 MS에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공급할 방침이며 매년 약 4800억원이 빠져나갈 것으로 짐작된다. 올해는 공동으로 AX 전문기업을 신설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2029년까지 AX 순수 매출로만 누적 4조6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KT가 AI를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고 있는 수익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KT클라우드에서 나온 매출은 4962억원으로 총 매출 19조8556억원의 2.5%에 불과다. 물론 AI/디지털전환(DX) 등 플랫폼 기반 B2B 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에 속하지만, 순수하게 AI 전환 사업을 통해 나오는 수익은 올해부터 집계될 예정이다. KT는 AI 전환 사업 매출을 올해 2690억원에서 2029년까지 1조4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AX 전문 기업을 만드는 것은 검토 단계라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AI 사업으로 인한 매출은 따로 집계하지는 않고 있다. 2029년까지 AX 매출 4.6조원을 내겠다는 것도 목표치이기 때문에 경영 환경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호텔 매각해 2조원 확보 예정·AI 전환 매출 확대 목표
이에 KT는 호텔을 매각해 부동산 사업을 효율화하고 AI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2조원이 넘는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유동성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KT 유동비율은 103.77%로 지난 5년 중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T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조9539억원으로 차입금 4조3587억원에 못 미쳤다. 유동비율은 2020년 121.34%에서 2021년 117.73%로 떨어졌고, 2022년 118.53%로 소폭 증가했으나 2023년 110.43%로 급감해 하락세를 지속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않으면 유동성이 나쁘다고 평가하는데 100%를 겨우 웃도는 셈이다.
유동성 확보가 급한 상황에서 KT는 비핵심자산인 호텔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KT와 KT에스테이트는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 호텔&레지던스, 안다즈 강남, 소피텔, 르메르디앙&목시, 신라스테이 역삼 등 서울권 5성급 호텔만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부 매각하면 2조원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계산하면 유동자산은 17조원으로 늘어나 유동비율은 117.43%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사업은 KT 매출에서 가장 적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입원 역할을 했던 만큼 향후 5년 내로 AI에 대한 투자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T 100% 자회사 KT에스테이트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43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000억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 5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20년 매출은 3644억원에서 시작해 2021년 5767억원, 2022년 4883억원, 2023년 5945억원을 기록해 4000억원~5000억원대를 오갔다. 이를 반영한 KT 부동산 매출은 2022년 4851억원에서 2023년 5835억원으로 증가해 점유율은 1.6%에서 1.9%로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부동산 매출은 431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했다.
한편, KT는 AI 호텔 솔루션 사업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호텔 투숙객에게 숙박기간 동안 스마트 컨시어지폰 ‘지니폰’을 지급해 조명·냉난방 제어, 객실비품 신청, 호텔 시설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AI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해당 AI 호텔 솔루션은 ICT 매출에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KT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아직 호텔 매각을 준비 중인 단계라 자산 가치가 측정된 후에 정확한 매각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사업은 호텔 매각 후에도 다른 매출 판로를 찾을 예정"이라며 "유동비율은 아직 위험한 수준까지 내려가지는 않았다고 본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기에 따라 적절하게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안정적인 자금 조달 방법을 계속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