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리가켐바이오 인수 효과 본격화…시장 경쟁력 강화
얀센으로부터 선급금 수령하며 외형성장 '쑥'
대규모 투자에도 홀딩스 재무건전성 '이상무'
차세대 항암제 'ADC'로 전 세계 기술 인정
공개 2025-01-1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6:4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합성신약을 연구개발하는 기업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급격한 외형성장세를 보였다. 오리온홀딩스(001800)가 약 55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이후부터다. 앞서 리가켐바이오 인수 당시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건전성 우려 등으로 인해 오리온(271560)의 종가는 17% 이상 폭락한 바 있으나, 우려와 달리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10%후반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와 연달아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오리온 홈페이지)
 
리가켐바이오 인수 후 기타사업 분야 매출 성장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리가켐바이오 누적 매출액이 922억원을 기록하면서 최근 3년간 평균 332억원 대비 약 2.8배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얀센으로부터 수령한 기술이전에 대한 선급금 등이 수익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리가켐바이오의 실적 성장은 손익은 지분만큼 오리온 연결실적에 반영된다. 
 
앞서 2021년 오리온은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와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을 설립하고, 5월 국내 암 체외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228760)'와 대장암 체외진단 기술도입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대장암 체외 진단키트가 상용화까지 2년, 결핵백신은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전히 제과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연간 기준으로 제과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46%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는 기타 사업 등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매출 비중은 96.28%으로 줄었다. 기타 사업은 음료사업과 정보서비스업, 바이오사업 등을 포함한 사업 부문이다. 매출액은 2023년 3분기 305만원에서 지난해 동기 3억4963만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도 외형성장 지속 전망…바이오 경쟁력 확대 
 
이에 오리온은 이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리가켐바이오를 통해서 바이오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로 전 세계 기술을 인정받은 제약회사다. ADC 원천기술은 고형암·혈액암을 타겟하는 전임상 단계에 있는 기술로, 기존 화학요법과 달리 정상세포가 아닌 종양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의약사업 부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ADC원천기술 수출액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22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250억원) 대비 매출이 3.7배 증가했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성장률과 비교하면 더 가파른 성장이다. 지난 2021년 322억원이던 리가켐바이오 매출액은 2022년 334억원, 2023년 341억원으로 10억원 내외로 성장해왔다.
 
매출 성장이 이뤄지면서 영업손실 규모도 축소됐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72억원 손실이 발생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3년 동기(556억원 손실) 대비 약 87.05% 감소한 수치다. 앞서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277억원, 2022년 504억원, 2023년 808억원으로 확대됐던 것과 비교된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가 유상증자와 기술이전에 따른 선급금을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신약 연구개발과 임상 진행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리온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종속회사인 팬오리온(PAN Orion Corp. Limited)를 통해 지난해 1월 15일 주식회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구주 인수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보통주 25.73%(936만3283주)를 5485억원에 현금 취득했다.
 
5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였던 만큼 오리온홀딩스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2023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047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인수 계획을 발표했던 오리온홀딩스의 종가는 지난해 1월15일 1만4310원에서 다음날인 1월16일 1만3610원으로 하락했다. 오리온은 같은기간 11만7100원에서 9만6600원으로 급락했다. 
 
인수 이후인 지난해 3분기 말 오리온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569억원을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8.35%로 직전연도 말(18.95%) 대비 되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기간 자본총계가 4조3198억원에서 4조5659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오리온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기간 각각 17.01%, 0.53%에 불과했다. 업체측은 지난해 인수 발표 당시 향후 5년간에 필요한 총 1조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추가 외부자금 조달 없이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 처럼 추가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올해에도 리가켐바이오의 매출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암젠, 얀센, 오노제약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연이은 기술 이전 계약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임상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모두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오리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얀센과 오노약품공업 등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이전료만 9조6000억원에 이르는 등 마일스톤 수익과 추가 계약에 따른 이익 창출이 예상된다"라며 "지난해 리가켐바이오 인수로 식품 사업과 함께 바이오 사업의 핵심 축을 마련함으로써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향후에도 연구개발에 집중해 신약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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