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의 미국 ESS 조인트벤처 신설 법인 지분 취득태양광에서 풍력까지 새 먹거리 전력중개사업 확대 행보에너지 사업 자회사 에코그린 상장 전 몸집 키우기란 분석도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SK디앤디(210980)가
SK가스(018670)가 미국 현지에 설립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 지분투자에 참여한다. 앞서 SK디앤디는 기존 부동산 관리 사업에서 태양광, 풍력 등 전력중개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이번 미국 ESS 기업 지분투자도 이와 궤를 같이 하는 행보로, 한편으론 상장을 앞둔 신설법인에 대한 힘 실어주기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7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디앤디는 미국 그리드플렉스(GridFlex Inc)에 174억원을 출자해 지분 20%(4552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현금 취득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기 자본의 2.5%, 자산의 0.8% 수준으로 오는 2025년 4월까지 납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드플렉스는 미국 ESS 사업 추진을 위해 SK가스가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설립하는 현지 법인이다. 앞서 SK가스는 미국 ESS 사업 추진을 위해 법인을 현지에 설립하고 지분 80%를 취득하기로 했다. SK디앤디는 나머지 지분을 취득하는 것으로, SK가스의 신사업은 SK디스커버리 계열 차원의 합작 사업으로 규모를 키우게 됐다.
ESS는 생산된 전력이 남을 경우 에너지를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공급하는 저장 장치를 말한다. 전력을 원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향상할 수 있어 에너지 생산에 변동성이 큰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 등의 단점을 보완하는 중요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글로벌 ESS 시장은 각국의 정책적 지원이 확대됐고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우드맥켄지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2년 12GWh에서 2030년 103GWh까지 약 10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됐다.
이번 지분투자로 SK디앤디의 새로운 먹거리인 전력중개사업은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앞서 SK디앤디는 기존 호텔과 오피스를 비롯한 부동산 개발업에서 전력 중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에 있었다.
김해중 에너지솔루션본부장(왼쪽)이 참석한 'SK디앤디-글렌몬트 JV 설립을 위한 협약식' (사진=SK디앤디)
태양광 부문에선 지난해 6월 영국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사인 글렌몬트파트너스(Glennmont Partners)와 국내 태양광 공동 투자 업무협약을 했다. 풍력 부문에선 제주 가시리 풍력(30MW)발전소와 울진 현종산 풍력발전소를 운영 중에 있다.
이번 SK디앤디의 미국 ESS 진출 확대는 SK디앤디의 분할 신설예정법인인 에코그린의 몸집 키우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SK디앤디의 분할 신설예정법인인 에코그린에 대한 주권 재상장예비심사 결과에서 재상장에 적격하다고 확정했다. 이로써 SK디앤디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되는 에코그린(가칭) 재상장이 가능하게 됐다.
앞서 SK디앤디는 올해 9월 이사회를 열고 SK디앤디(존속회사)와 에코그린(신설회사)으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가액을 고려해 존속회사 약 77%, 신설회사 약 23%로 결정됐고 두 회사는 내년 2월 주주총회를 거친 뒤 내년 3월1일자로 분할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3월29일 각각 변경상장과 재상장을 거쳐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새롭게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SK디앤디의 충북 진천 소재 ESS 설비 (사진=SK디앤디)
신설회사인 에코그린은 ESS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앞서 SK디앤디로 진행한 △전력중개와 가상발전소(VPP) 솔루션 개발 △ESS 해외시장 진출 등이 현재 추진 중인 주요사업이다. 이미 실적도 견조한 추세로 지난해 에코그린은 매출 1619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기록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설 법인인 에코그린은 우량한 파이프라인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로서 정당한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계열사 SK가스의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7년 이후 국내 ESS 시장 개화 시 전력 중개 사업의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