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광동제약(009290)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하락장을 기회 삼아 오너 일가 지배력 강화에 나선다. 44억원가량을 투입해 자사주를 장내 취득하는 것이다. 최근 5년 새 꾸준한 실적을 내는 데 반해 주가는 변동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밸류업이란 명분 하에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숨은 목적이 보인다.
(사진=전자공시시스
13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자사주 80만주를 장내 취득한다. 취득예정금액은 11일 종가인 5610원 기준 44억880억원이며 취득 예상기간은 13일부터 오는 2025년 2월12일까지다. 광동제약은 해당 결정 이유를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앞서 광동제약의 주가는 지난 5년간 줄곧 주당 5000원 내외에서 주가가 이어왔다. 최근 주가도 12일 종가 기준 5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회사 자체의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사진=광동제약)
광동제약의 매출은 지난 2019년 1조2383억원에서 2023년 1조5144억원으로 22.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흑자기조를 이어왔다. 극적인 변동은 없었지만 ‘비타500’으로 대표되는 식음료사업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실제 이번 자사주 매입은 꾸준한 기업 성장세에 비해 낮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한 것을 고려하면 명분이 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광동제약 오너 일가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실제 광동제약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취약한 회사 중 하나로 꼽혔다. 올 상반기 기준 오너 일가 지분은 특수관계자 포함해 17.85%로 20%가 채 되지 않는다. 오너2세인 최성원 회장이 6.59%, 가산문화재단과 광동생활건강이 각각 5.00%, 3.05%씩 보유 중이다.
반면 단일 최대주주는 미국계 투자회사 'FIDELITY PURITAN TRUST(피델리티)'로 전체 9.96%를 보유 중이다.
아직까지 광동제약에 있어 특별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적은 없다. 하지만 현재 광동제약의 시가총액은 2800억원에 불과하고 현재 유통 주식수가 전체 57.82%인 3030만8499주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살아있다는 평가다. 광동제약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지주회사 전환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경우 기존 자사주에 대해 신주를 배정받으면 의결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광동제약이 보유 중인 자사주는 전체 23.54%에 달한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