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삼성제약(001360)이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GV1001)의 라이선스 지식재산권을 취득하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연구개발비(R&D) 조달에 나섰다. 라이선스 취득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야 되지만, 실적 악화와 현금 유출 심화 등으로 자체 임상 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2700만주 물량이 풀릴 예정으로 오버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삼성제약 홈페이지)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82.29%감소…실적 부진에 현금 유출 영향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제약의 올해 3분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99억원으로, 지난해 말(559억원)과 비교해 82.2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전에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00억원을 하회하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을 조달 받았지만, 이후 다시 한번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유동성 악화는 영업손실이 10년 동안 지속된 영향이 컸다. 삼성제약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은 128억원으로, 전년 동기(89억원)와 비교해 악화 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제약은 2012년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10년째 영업손실이 계속되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 없이 유출만 발생했기 때문에 유동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20년 유상증자를 받기 직전인 2019년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유상증자로 1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수혈 받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올해 GV1001 라이선스 지식재산권 취득, 재고자산 변동 등으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으로 207억원, 투자활동으로 122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GV1001을 무형자산으로 취득하면서 투자활동으로 120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고, 재고자산 변동으로 114억원이 순유출되면서 전체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삼성제약은 지난 2021년부터 무차입경영을 하면서 전환사채 상환 등 재무활동으로도 12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통상 영업활동과 투자활동으로 현금이 유출되면 재무활동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 그러나 삼성제약은 모든 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를 보이며 올해 3분기 기준 총 341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고자산 변동을 통한 114억원의 현금 유출이 유동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약업계 생동성시험 이슈로 최근 몇년간 위탁생산 제품의 납품일정이 연기된 영향이라는 게 회사 입장이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재고자산의 증가는 제약업계 생동시험 이슈로 최근 몇년간 위탁생산 제품의 납품일정이 연기되면서 품절상황이 자주 발생했다"라며 "이러한 품절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안전재고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R&D 자금 확보 위한 480억원 규모 유상증자 실행…오버행 우려
이에 삼성제약은 480억원 규모로 27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삼성제약은 조달한 자금을 GV1001의 임상시험 연구개발비 및 인건비, 판매비와 관리비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유동성 완화는 실현될 것으로 보이지만 2700만주를 발행하는 만큼 오버행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된다. 실권주 일반공모를 거친 후에도 미 청약된 잔여주식이 존재한다면 대표주관사인
SK증권(001510)이 인수할 예정이다.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SK증권이 모두 인수하기 때문에 2700만주에 대한 주식 물량이 풀려 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제약의 유통주식수는 6716만2079주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700만주가 유통된다면 현재 유통주식 수의 40% 물량이 풀리는 것이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주주배정이라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며 자금 사용 목적이 명확하고 임상 3상 이후에는 상업화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더 높게 회사에 대한 가치평가를 할 거라고 본다"라며 "유증 발표 이후의 주가로 봐도 오버행 이슈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구조를 개선하고, 연구개발비 등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제약은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금 135억원(액면가 500원*2700만주)과 자본잉여금 345억원이 유입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자본금은 총 471억원, 자본총계는 138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GV1001은 이번 최초 선급금 120억원 뿐만 아니라 품목허가를 취득할 경우 180억원, 취득 이후 1년 경과 후에는 300억원, 2년 경과 후에는 600억원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이에 GV1001에 대한 마일스톤과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남은 상황인 것이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의 마일스톤 지급 대응에 대한 질문에 "품목허가는 곧 상용화이기에 상용화 이후 지급되는 마일스톤 금액은 판매금액으로 충당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