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공급과잉 심화와 원가 부담 확대 등의 업황 부진 속에서 수익성 저하와 재무안정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2분기 이후 업황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신증설 부담 등으로 실적 회복도 제한적이며 단기간 내 재무 안정성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잠실 롯데타워. 사진=롯데케미칼
21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기준 4조932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6541억원, 11.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826억원에서 적자전환해 26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회복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1976년에 설립된 후 1979년에 롯데그룹에 피합병된 코스피 상장사로, 전업 석유화학사다. 기초유분, 중간원료, 합성수지 및 합섬원료 생산 등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화학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순수화학사로, 업황 변동에 노출돼 있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지난해 부정적인 업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지난해 중국의 봉쇄정책과 공급망 경색,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 중국 중심의 증설 확대 등으로 공급 과잉이 심화됐다. 이에 더해 러-우 전쟁이 발발하면서 주 원료인 납사 가격도 급등해 원가 부담도 확대됐다. 업황 개선 전망도 나오지만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상승 등의 이유로 큰 폭의 개선도 기대하기 힘들다.
롯데케미칼의 재무지표 추이. 사진=한국기업평가
지난해 하반기 수요 위축으로 유가와 제품가격이 급락해 재고자산평가 손실이 확대돼 지난해 말 기준 4000억원의 영업손실이 기록됐다. 다만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축소됐다. 업계의 마진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주요 제품 마진이 개선돼 전분기 대비 손실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분기 황이석유화학 150만톤을 비롯해 아시아 정기보수, 가동률 감축 영향에 따른 공급 부담 완화로 방향족제품 부문의 적자 규모가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대비 6.8%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영업현금창출이 감소되고 투자부담 확대 등으로 지난해 이후 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 2021년 3조6658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6조324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3개월 만에 약 1조 9000억원 증가해 8조3141억원이 됐다. 부채비율도 늘었다. 지난 2021년 48%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5.1%, 올해 1분기 60.3%까지 치솟았다.
재무안정성도 단기간 내에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조21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재무안정성을 제어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투자로 인한 자금 부담이 지속돼 순차입금 확대 추세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인수자금, 동박공장 투자 등으로 올해 소요 자금이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조원 보다 약 2조원 증가한 수치다. 중기적으로도 해외 신증설과 2차전지 소재 등 연간 3조원 이상의 투자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재무안정성은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대부분의 주요 사업부가 공급과잉 심화로 인한 실적 저하를 겪고 있고 신증설 스케줄 지연 가능성으로 올해 수익성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재무안정성 제어를 위한 자구 노력을 하고 있고 최근 기업 인수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