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막내 격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중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1분기 실적도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금융 그룹 내 자회사 간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디지털 영업 채널과의 제휴 등 영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포부지만 좋지 않은 업황 등이 겹쳐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금융 품에서도 당기순이익 감소세
24일
우리금융지주(316140)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 2021년 3월 우리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같은 해 5월 10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을 2000억원대로 늘려 재도약을 꿈꿨다. 우리금융지주의 완전한 자회사가 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금융의 비은행이익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했으나 큰 공을 세우지는 못했다. 지난 2021년 말 당기순이익 14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말 69억원으로 급감해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급기야 올해 1분기에는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증대에 따른 대손상각비 증가와 조달금리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쳐 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을 살펴봐도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실적은 업황을 감안하더라도 평균보다 부진한 상황이다. 실제 4대 금융지주의 분기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6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306억원에서 약 120%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저축은행뿐만 아니라 KB저축은행도 1분기 1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당기순이익이 77.8% 줄었다.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중에서는 신한저축은행만이 실적 성장에 성공해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5.8% 증가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업권 전체로는 79개 저축은행 중 25개의 저축은행이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며 순손실은 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저축은행 업권이 적자를 낸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수신금리 인상과 이자비용 증가, 미사용 약정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이 업권의 적자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점유율 격차 확대에 건전성도 하락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예수금과 대출금 점유율에서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중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원화대출금 점유율은 지난 2021년에 이어 1.2%대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원화 예수금도 1.26%로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KB저축은행과는 1%p 차이로 벌어졌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활로를 막는 것은 떨어지는 수익성과 낮은 점유율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3.22%, KB저축은행은 2.07%, 신한저축은행은 2.45%, 하나저축은행은 3.2%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다. 상승 속도도 빠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의 1분기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4.9%로, 지난해 대비 1.68%p 올랐다. 1개월 이상 연체율도 치솟아 지난 2021년 말 한 달 이상 연체율은 2.1%였으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5.6%까지 상승했다.
부동산PF에 기인한 자산건전성 하락 우려도 존재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총여신 대비 부동산금융(브릿지론, PF대출)의 비율은 기업대출의 55%, 총 여신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본PF보다 브릿지론의 비중이 커 부실여신 비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1년 우리금융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연체액은 2억1800만원으로, 연체율은 0.2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연체액 규모는 36억3100만원, 5.49%를 기록했다. 1년 사이에 부동산PF대출 총액은 줄었으나 연체액은 34억 늘어 연체율은 19배 이상 뛰었다. 실적 부양과 자산건전성 향상 모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가계대출 차주의 상당수가 다중채무자이며 기업대출의 경우 브릿지론과 부동산 개발 공급업 중심으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어 건전성 저하가 예상된다"라면서 "조달금리 상승과 대손비 부담 상승으로 단기간 내 안정적인 수익 확보 가능성도 높지 않다"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면서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하고 안전자산 중심 대출을 취급해 하반기부터는 실적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