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인수 포기로 실적 개선 위기…자본금-자본총계 차이 84억원유동비율 더 하락해 11.7% '빨간불'… 전략적 파트너 물색·투자 지속 추진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동원산업(006040)의 한국맥도날드 인수가 수포로 돌아간 가운데 일각에서는 높은 매각 가격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없는 폐쇄적 사업구조 등이 영향을 끼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자본금과 자본총계 차이가 84억원에 불과해 자본잠식 위기의 기로에 서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향후 한국맥도날드는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 물색과 투자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한국맥도날드)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한국맥도날드 예비입찰을 검토한 바 있으나,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결정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지난 3월까지 동원산업은 한국맥도날드 1차 실사 후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국내브랜드와 매장수만 3배 차이…2030년 500곳 오픈 목표
이번 인수합병 실패 요인으로는 글로벌 본사의 가맹점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는 폐쇄적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높은 매각가에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 형성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KG그룹으로부터 오케스트라PE에 매각된 KFC코리아의 경우도 폐쇄적 사업구조로 인해 시너지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브랜드가치에 불과한 약 550억원에 거래됐다. KFC와 맥도날드는 글로벌 본사에서 매장 운영과 판매 메뉴 관리 등 모든 분야를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맥도날드 매장 수는 400여곳으로 국내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맥도날드 측은 2030년까지 매장을 50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국내 경쟁사와 매장수 격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을 기준 토종 브랜드인 맘스터치는 직영점 4곳을 포함해 총 1394곳으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롯데리아가 직영점 115곳과 가맹점 1211곳으로 총 1326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 브랜드일수록 매장수는 적었다. 버거킹은 직영점 326곳과 가맹점 114곳으로 총 440곳을 보유했고, 가장 적은 매장을 보유한 곳은 KFC로 2021년 기준 총 매장수 201곳이 운영됐다.
자본잠식 기로 선 맥도날드…식재료·인력 충원에 투자 확대
이 가운데 최근 주력 소비자인 M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의 의 '정크푸드' 외면과 외식산업 침체 등으로 한국맥도날드는 2020년 감사보고서 공시를 시작한 이래로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2019년 440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0년 483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이후 2021년에는 매출원가율이 2020년 대비 0.91%포인트 감소하면서 영업손실이 277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오랜 기간 수익을 얻지 못하면서 2019년 6066억원을 기록했던 자산총계도 2020년 5781억원, 2021년 5725억원으로 줄었다. 3년 간 자산이 5.62% 줄어든 셈이다. 반면 부채 총계는 2019년 3442억원에서 2021년 4941억원 43.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 역시 1778억원에서 783억원으로 55.96% 줄었다. 자본금(출자금) 699억원과 단 84억원 가량 차이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낮은 상태인 자본잠식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가운데 한국맥도날드의 단기간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유동비율은 2019년 12.28%에서 2021년 11.70% 수준으로 더욱 악화됐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 이상일 경우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한국맥도날드는 고품질의 국내산 식재료 수급 확대, 대규모 일자리 창출 등 고객을 위한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7년간 매장 500호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매장의 경우 드라이브스루(DT) 플랫폼을 보유한 단독 매장으로 선보이면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고객 중심 활동과 다양한 투자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