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현대일레트릭의 순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4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수주 확대로 인해 영업이익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순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개선됐다. 향후에도 외형성장으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나겠으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기반으로 재무건전성이 유지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변압기 스마트 팩토리(사진=HD현대일레트릭)
26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일레트릭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24.6%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는 1.6%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같은기간 부채비율도 242.8%에서 193.0%로 19.8%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해외시장 수주 확대로 인해 고정비가 완화되면서 나타난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일레트릭 매출액은 전년대비 16.5% 증가한 2조1045억원을 기록했다. 고유가로 인한 중동 지역의 투자재원 확보로 전력기기 수요가 확대됐으며 미국 정부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노후장비 교체수요에 따라 초고압 변압기 발주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영업이익률은 6.3%로 전년대비 5.8%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일회성비용인 통상임금 소송 관련 충당금을 제외하면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공급자 우위 시장 형성으로 판가인상이 용이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현대일레트릭은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스코 제철소 피해로 주요 원재료인 규소강판 수급 악화를 감안해 선매입을 실시하면서 차입금이 지난해 대비 125.95% 늘었다. 이 가운데 수주물량 확대로 재공품이 증가하면서 재고자산은 지난해 4615억원으로 전년(2630억원) 보다 75.48% 늘었다. 재고자산 증가 등으로 인해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165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차입금 확대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외형 성장으로 인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2023년 1월 통상임금 소송 종결로 충당금으로 설정한 1191억원이 연중 지급완료될 예정이다. 또한 변압기 수주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울산 회전기공장 생산라인을 일부 변경하는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수주확대에 따른 인력 충원이 예상되고, 추가적인 생산량(CAPA) 증설을 위한 자금소요가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수요 환경개선과 경쟁력 향상 등 사업기반 강화 등을 근거로 향후 차입금의존도는 30% 미만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도 두바이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중동의 전력인프라 투자가 지속될 전망인데다 정부 주도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의 초고압 변압기 발주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한민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에이치디현대일레트릭은 중동지역에서의 오랜 업력, 미국 생산법인을 기반으로 향후에도 양호한 수주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유가 변동과 자국 산업 보호 강화 등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어 신규수주 확보와 실적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