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위축에 아시아 매출 22.82% 감소…중단기 매출 둔화 불가피북미 외형 성장하지만, 아직 규모 작아…전문가 "매출 보완까지 최소 2년 걸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아시아에서 북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 매출 비중이 높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 및 지정학적 이슈로 중국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중국 내 사업 비중이 큰 만큼 북미 시장이 중국 시장 매출을 보완하기까지는 2년 이상의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의 주요 제품 연출 이미지. (사진=아모레퍼시픽)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위축…지난해 매출 22.82% 감소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4조1349억원으로 전년(4조8631억원) 대비 14.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33억원에서 2142억원으로 37.61% 줄었다.
이는 아시아 시장의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아시아 시장 매출액은 1조4765억원으로 전년(1조9130억원) 대비 22.82% 감소했다. 한국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 아시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5.71%다. 이는 2020년 최고치인 41.33%를 기록한 이후 5.6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중국 사업의 위축이 컸다. 중국 사업은 지난해 연중 코로나19 재확산·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소비 감소, 주요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영향 등으로 매출 하락을 겪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화장품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법인의 총 매출액은 8524억원으로 전년(1조3187억원) 대비 35.36%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같은기간 992억원에서 616억원으로 손실 금액은 37.90% 줄었다.
이는 구체적으로 최근 중국의 자국 제품 소비 경향이 확대되는 등 외국 제품에 대한 소비 위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 리스크로 인해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1994년 이후 최저치인 5% 내외로 설정했다. 그만큼 현지 시장이 위축됐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은 내수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경기회복에 방점으로 두고 소비 회복에 주력하고 있지만 중단기 매출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대적인 경기부양보다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질적 성장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북미 비중 3.34%…"매출 보완까지 장시간 소요 예상"
2020년 이후 북미시장은 외형성장을 이뤄내고 있지만 중국 시장을 보완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0년 이후 ‘래셔널’(호주·504억원), 타타스 내추럴 알케미(미국·1억2500만달러) 등 중국 외 지역에 대한 지분투자를 확대 중이다. 이에 지난해 북미 시장 매출액은 1832억원으로 전년(1018원) 대비 79.96% 성장했으나 아시아 시장 매출액(1조4765억원)과 비교하면 1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미국 소재 법인에서는 당기순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현재 아모레퍼시픽 US(AMOREPACIFIC US, INC)·아모레퍼시픽 US 인베스트먼트(AMOREPACIFIC US INVESTMENT, INC)·타타스 내추럴 알케미(Tata's NATURAL ALCHEMY, LLC)가 미국 소재 법인으로 등록돼 있다.
지난해 세 법인의 총 매출액은 1594억원으로 전년(855억원) 대비 86.43% 늘었다. 같은기간 아모레퍼시픽 US(AMOREPACIFIC US, INC)만을 두고 보면 매출이 855억원에서 1504억원으로 75.91% 증가했다. 그러나 세 법인은 지난해 248억원 당기순적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92억원이 지주회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US 인베스트먼트(AMOREPACIFIC US INVESTMENT, INC)의 당기순손실이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10월 타타스 내추럴 알케미가 운영하는 미국 럭셔리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으로, 당기순손실은 인수비용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타타스 내추럴 알케미의 매출액은 89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매출 4조원을 웃도는 아모레퍼시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알케미의 당기순손실도 18억원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는 <IB토마토>와 전화 통화에서 “타타 하퍼의 경우 인수 초기 단계라서 아직 이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이 미국 지분투자 확대를 통해 중국 부문 매출 보완이 가능해지려면 최소 1~2년 이상의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북미 시장에서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성장은 가시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성장 기조를 유기하기 위해 주요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미국 고객과 소통하고 각 브랜드의 차별화된 엔진 상품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라며 “향후에도 북미 스킨케어 시장 내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스킨케어 외 다른 성장 카테고리에 대해서도 지속 탐색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