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현대미포조선(010620)은 18일 아시아소재 선사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전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사진=현대미포조선)
수주 금액은 총 1206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미포조선의 매출액(3조7169억원) 대비 3.24%에 해당한다. 전남 영암의 현대미포조선은 오는 2025년 7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수주 선박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으로 석유 정유 제품 또는 석유 화학 제품 운반에 쓰인다. 앞서 PC선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그동안 육지에 있는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되던 러시아산 석유화학제품의 육로를 통한 이동이 어려워지자 수요가 급증했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사진=현대미포조선)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의 석유제품 수출은 2022년 1~2월 일간 300만 배럴에서 3월 25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후 100만 배럴 수준까지 떨어졌다. 러시아는 2020~2021년 석유제품의 54%를 유럽에 수출했다. 유럽 역시 관련 제품 수입량의 38%가 러시아산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물량이 줄면서 미국 등지에서 생산된 석유화학제품으로 수요를 충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수요의 폭증으로 시장에선 PC선을 LNG선에 이은 캐시카우로 꼽았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유럽이 지난해 수입한 러시아 석유제품 전량을 미국에서 수입할 경우 11만5000DWT급 PC선은 69척이 추가로 필요하고 5만DWT급의 경우 158척”이라며 “해상운임 급등으로 선주사들의 PC선 신규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확실시돼 내년 조선 시장의 키는 PC선이 쥘 것”이라고 분석했다.
PC선은 선박당 제조 단가가 LNG선 등 대형 선박보다 낮다. 이에
HD현대중공업(329180)이나
삼성중공업(010140) 같은 대형 조선소는 취급하지 않으나 상대적으로 중형 선박 건조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현대미포조선이 PC선 건조 강점을 보이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중형 PC선을 총 11척 수주한 데 이어 지난 4월 초순에도 4척을 추가 수주하는 등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PC선 총 27척 가운데 15척을 수주한 바 있다.
PC선의 경우 대형선박에 비해 건조 기간이 짧고 수주 금액이 매출에 반영되는 속도가 대형 선박보다 빨라 이번 수주를 통해 현대미포조선의 흑자전환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14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현대미포조선의 2023년 1분기 매출액을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조1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예상했다. 또한 3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대미포조선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2024년에 본격화될 전망으로 매출액은 5조139억원, 영업이익 2653억원, 영업이익률 +5.3%를 예상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9.8%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기연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PC선은 25척내외, 컨테이너선 10척 내외, LPG선 7척 내외, 자동차운반선 3척 내외로 전망한다”면서 “2024년엔 ROE 9.8%를 예상하며 적정 주가는 PBR 1.7배를 적용한 10만원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