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코스피 상장기업
KEC(092220)가 유상증자를 통해 전력 반도체 생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자금 및 연구개발 자금 확보를 꾀한다. 기존 가전 및 IT 기기용 반도체 부품 증설에 더해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도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EC는 11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650억원은 전기차와 ESS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되는 전력반도체 상용화 및 양산화를 위해 사용하고, 250억원은 현재 주력으로 생산하는 SSTR(소신호 트렌지스터), IC(직접회로) 등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다.
KEC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전기자동차 및 신재생 에너지용 1200V급 트렌치형 SiC(실리콘카바이드) MOSFET 개발 과제에 대해 상용화 가능성을 엿보고 본격적 양산에 앞서 시설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IR협의회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1년 9억8000만달러에서 2025년 47억1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내 인버터, 차량 콕핏, ADAS 등에 주로 채용되고 있다.
글로벌 전력반도체 전문기업들은 Si(실리콘), SiC 소재 전력반도체 산업의 고성장성을 고려 원재료, 웨이퍼, 모듈 등 모든 분야에 적극적인 증설을 진행하고 있는데 KEC도 Si, SiC 관련 시제품을 2023년 하반기 개발 완료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19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연구원들을 비롯한 마케팅, 기술직 인건비에 1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주력제품 증설도 이어갈 계획이다. SSTR과 IC의 주력 전방 사업은 가전 및 IT기기인데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소비 둔화 요인에 의해 수요가 침체 국면에 있다.
주관사인 KB증권에 따르면 KEC의 SSTR에 관한 기술력 및 품질 경쟁력은 중국 업체들에 비해 높은 편이나 신기술 선도 측면에서 일본 및 미주유럽계 선도회사들에 비해 다소 미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계 경쟁사들은 신설비 대량 투자로 시장 박리다매를 추진하고 있으나 KEC는 설비 노후화로 효율도 낮은 편이어서 신규 시설 및 증설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EC 매출 비중은 국내 46.9%, 해외 53.1% 정도로 파악된다. 국내 중 60% 이상이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이고 주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과 스마트폰 관련 용도로 납품하고 있다. 그 외에
현대모비스(012330) 등 전장기업 판매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거래선은 파나소닉, 소니, BYD, 테슬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백종석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과 신사업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가전제품 수요 감소가 예상돼 2023년 매출은 2022년대비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수요가 살아나며 KEC의 트렌지스터 매출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당 2125원에 신주 5600만주가 발행되며 구주주들의 청약은 오는 6월21~22일, 납입일은 6월29일로 설정됐다. 신주상장 예정일은 7월14일이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