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주요 상장 대형건설사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희비가 명확히 엇갈렸다. 해외 대형 현장의 진행 현황과 원가율 관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사옥. (사진=삼성물산)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5대 상장 건설사 중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8750억원으로 전년(2510억원) 대비 248.6%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8% 늘어난 14조598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측은
삼성전자(005930) 평택 반도체 공장과 해외 대형 사업장 등 대규모 프로젝트들의 공사 본격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047040)은 전년(7383억원) 대비 2.9% 증가한 7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8조6852억원) 증가한 10조4192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측은 주택건축부문의 성장세에 더불어 토목부문의 이라크 '알 포(Al Faw) 프로젝트', 플랜트부문의 나이지리아 'LNG Train7 프로젝트' 등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에서의 빌라 입주 및 용지 매각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나머지 3개사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GS건설(006360)은 지난해 신사업부문 매출이 최초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호조에 힘입어 총 매출액이 전년(9조366억원) 대비 36.1% 늘어난 12조299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GS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6465억원) 대비 14.2% 감소한 5550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매출은 지난 2018년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하향 추세였으나, 지난해 주택부문이 전년 대비 21.1% 늘었고 신사업부문에서도 GS이니마의 지속 성장과 폴란드 프래패브 업체인 단우드 사의 실적 호조로 총 매출이 상승했다"라며 "다만, 영업이익은 보수적인 원가율 반영으로 전년 대비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000720)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현대건설 측은 사우디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되고 개포 주공 1단지,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현장 등 국내 주택 부문 실적에 힘입어 전년(18조655억원) 대비 17.6% 증가한 21조239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7535억원) 대비 22.8% 감소한 5820억원에 그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연결 자회사의 단기적인 이익 축소 영향에 더불어 해외 현장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외주비 증가로 이익률이 감소한 영향"이라며 "또한 일부 현장에서 공기 지연에 따른 영향도 더해졌고, 지난해 4분기에는 환율이 하락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375500)는 5개 건설사 중 수익성 하락 폭이 가장 컸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전년(9573억원) 대비 48.2% 감소한 49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도 전년 7조6317억원에서 1.8% 줄어든 7조4968억원을 기록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건축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년 대비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대형 현장이 착공에 들어가더라도 영업이익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라며 "이미 착공을 마쳤거나 진행률이 높은 현장을 많이 보유한 건설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