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롯데하이마트(071840)가 AA 우량채에 대한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 아쉬운 수요예측 결과를 받았다. 공모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으나 발행금리는 민간채권평가회사에서 제시한 이자율보다 각각 0.85%p, 0.84%p 상승한 수준으로 결정됐으며 증액은 150억원에 그쳤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9-1, 2회 공모 회사채의 수요예측 결과 모집 물량을 모두 채웠다. 9-1회 2년물 회사채는 증액 없이 800억원 그대로 발행하며 9-2회 3년물 회사채는 150억원 증액된 550억원으로 발행이 확정됐다.
올해 들어 AA 우량채에 투자심리가 커지며 공모 회사채에 수조원이 몰렸던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아쉬운 결과다. 1200억원 모집에 1510억원의 수요가 들어오는데 그쳤다. 특히 이 중에서 채권시장 안정펀드가 600억원의 주문물량을 넣은 것을 고려하면 간신히 미매각을 면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로 인해 발행 금리에서도 이점을 보지 못했다. 9-1회 공모 회사채는 민간채권평가회사 제시 이자율보다 0.85%p 상승했으며 9-2회 공모 회사채는 0.84%p 올라 책정됐다. 증액은 전체 기준 2000억원까지 가능했지만 150억원을 늘리기로 했다.
반면 롯데하이마트와 AA-로 신용등급이 같은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의 경우 1000억원을 모집하는 2회 공모회사채에 465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이에 1200억원으로 증액했으며 금리는 민간평가채권회사가 제시한 이자율로 확정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이는 롯데하이마트의 경영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AA우량채라고 하지만 지난해말
한국기업평가(034950)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말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신용등급이 AA-(부정적)으로 사실상 턱걸이하고 있다는 점이 AA 우량채 투심 반영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다.
유통업에 대한 환경 변화와 코로나19라는 외부 요인까지 발생하면서 이들의 기존 전략이었던 오프라인 중심의 점포확대 전략이 집객능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 등으로 실적은 저하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6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9%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익성 악화와 함께 영업권 손상차손도 증가하면서 재무부담도 커졌다. 작년 9월 말 부채비율은 81.38%로 2021년 말보다 20.30%p 상승했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29.81%로 4.37%p 올랐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건으로 집객능력 약화 등 사업경쟁력 저하와 순차입금/EBITDA의 4배 이상을 내세웠는데 작년 3분기 누적 순차입금/EBITDA는 5배로 요건을 충족하고 있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입이익률 4% 미만과 차입금의존도 25% 상회를 제시했는데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 -0.3%, 차입금의존도 29.8%로 만족하고 있어 사실상 AA등급이 아니라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완판으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전자단기사채 100억원과 신한은행 한도대출 250억원, 우리은행 한도대출 50억원, 하나은행 한도대출 100억원, 신한은행 기업어음 700억원은 모두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발생 이자율 상승으로 이자절감 효과는 낮아졌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