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증권(016360)이 기업금융(IB) 영업 확대 과정에서 우발부채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부채의 약 80% 수준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우발부채 금액은 올해 1분기 기준(K-IFRS 별도, 단순 출자약정 제외 기준) 4조480억원이다. 지난해(4조2444억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진=NICE신용평가)
회사의 우발부채는 2018년 2조3532억원이었는데 2019년 3조1100억원, 2020년 3조8106억원으로 최근 몇 년간 급증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같은 기간 51.1%에서 63.9%, 73.2%로 상승했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도 각각 71.6%, 70.7%를 기록하면서 업계 평균보다 14.5%p, 9.3%p 높게 나왔다.
우발부채가 커지면서 총위험액 증가를 견인, 조정순자본비율은 2018년 276.7%에서 계속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 178.9%까지 하락했다.
특히 부채 규모 4조원의 약 80%에 달하는 3조2000억원가량이 부동산 PF 관련 매입확약으로 이뤄졌다. 나머지 8000억원은 기업금융 관련 기초자산으로 구성됐다.
삼성증권은 IB부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경쟁사들 대비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로 IB부문의 이익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었는데, 부동산 PF와 구조화금융 등에서 영업을 확대하며 IB부문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PF 비중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향후 부동산 경기 하강 시 우발부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공사비 증가와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부동산 PF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라면서 “다만 삼성증권은 부동산 PF 익스포저의 평균 LTV가 약 50% 수준으로 담보가치 고려 시 최종적인 손실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IB사업을 확대하면서 우발부채의 양적·질적 리스크가 계속 커지고 있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보인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회사는 향후 지속적으로 IB부문 사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자본적정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나 우발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해 관련 위험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