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저축은행 업계의 과도한 자산 성장에 자제를 당부하고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소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저축은행 CEO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최근 주요국 인플레이션 심화와 통화긴축 가속화 등으로 국내경제가 물가·금리·환율 3고(高)에 직면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 원장은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층은 신용도와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라며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할 경우 한계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영업특성을 고려할 때,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면서 “저축은행 BIS비율(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고,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경영건전성 관리에 힘써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저축은행 업계는 2011년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BIS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개선되면서 경영건전성이 회복됐으나, 2019년 이후부터는 해당 비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건전성이 나빠질 우려가 제기된다.
이 원장은 BIS비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난 3년간 총자산이 연평균 20% 수준으로 급속하게 증가한 것을 꼽았다.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이 증가했음에도 총자산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과도하게 자산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경영계획을 재검검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복합위기 상황을 가정한 자체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결과와 한도성 여신의 대손충당금 강화 영향 등을 반영해 자본확충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재정과 금융 지원으로 건전성 지표가 양호해 보이는 착시현상을 경계하고 위기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손실 확대가 예상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강화된 자체 적립 기준을 마련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외에도 △예금 만기구조 다양화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대비 △다중채무자와 부동산 관련 금융(PF대출) 등 리스크 높은 대출에 대한 적극적 관리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체계 강화 등을 주문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