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이 회사 고유의 '정책보험'과 '장기 보장성보험' 투 트랙 전략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해당 부문의 비중을 크게 늘리는 등 선택과 집중 작업으로 보험 포트폴리오 구성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손보는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차지하는 정책보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책보험이 포함된 특종보험의 원수보험료는 2018년 1조545억원으로 구성비가 32.0%였는데 2019년 32.1%(1조376억원), 2020년 35.8%(1조3337억원), 2021년 37.0%(1조4900억원)으로 늘었다.
정책보험은 정부가 보험료를 지원해 축산농업인들이 적은 비용으로 손실을 대비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사회안전보험으로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농기계종합보험, 풍수해보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는 다른 손해보험사와 경쟁 없이 보험료를 거둬들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농협손보 입장에서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구성의 핵심 기반으로 작용한다.
정책보험이 성장하면서 회사는 일반보험 시장의 점유율도 증가했다. 일반보험은 화재보험과 해상보험, 보증보험, 특종보험 등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 기준 농협손보는 일반보험의 93.4%가 특종보험으로 이뤄졌다. 특종보험 원수보험료 추이에 따라 일반보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6.1%에서 2019년 15.0%로 한차례 떨어졌다가 2020년 17.3%로 오른 뒤 2021년 17.6%로 다시 상승했다.
장기보험은 최근 비중이 떨어졌지만 질적 구성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종목인 보장성보험은 강화하고 저축성보험은 점차 줄여나갔다. 2018년 원수보험료 2조1014억원으로 63.8%를 차지했던 장기보험은 2019년 63.7%(2조569억원), 2020년 60.2%(2조2426억원), 2021년 58.7%(2조3615억원)으로 비중이 점점 감소했다.
다만 장기 저축성보험이 같은 기간 7210억원 규모에서 5460억원, 4480억원, 374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장기 보장성보험은 1조3810억원에서 1조5110억원, 1조7950억원, 1조9870억원으로 늘었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사가 지급하는 합계액이 이미 납입한 보험료보다 많은 상품으로,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에서는 대다수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점차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 종목별 손해율은 장기보험이 2018년 92.6%, 2019년 91.9%, 2020년 89.4%, 2021년 89.9%를 나타냈고, 합계 손해율이 2018년 89.8%, 2019년 86.2%, 2020년 84.5%, 2021년 82.5%로 나타나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 중이다.
NH농협손해보험 (사진=농협손보)
지난 3월 종료 예정이었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상품 판매) 제한 관련 보험특례가 농협법 개정으로 2027년까지 연장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는 금융기관보험대리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특정 보험사 상품을 전체 판매액의 25% 이내로 규제하는 내용으로, 종료됐을 경우 농협손보 보험 영업의 모집 인원과 방법 등에서 크게 제한될 우려가 있었다.
현재 농협손보의 영업 채널은 농축협이 핵심으로 이를 포함한 방카슈랑스 채널이 지난해 기준 원수보험료의 82%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농축협은 지역적으로 널리 분포돼 있고 오랜 기간 상품을 취급해 이해도와 안정성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정책보험과 기타 일반보험이 안정적인 보험료수입을 유지하는 가운데 장기 보장성보험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라면서 “장기 보장성보험 위주의 판매전략은 장기적인 영업기반과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방카슈랑스 채널은 대다수 농협은행과 지역 농축협 점포로 구성됐는데 다른 보험사 지점과 경쟁 강도가 높지 않다”라면서 “기존 농협중앙회 공제사업부터 상품을 취급해 상품 이해도가 높고 계약 유지율이 우수하다”라고 분석했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정책보험에서는 특히 농작물재해보험 비중이 가장 높은데 이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면서 “장기보험에서는 보장성보험을 더 성장시키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