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에이프로젠제약(003060)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상업화에 성공시키기 전까지는 외부의존적인 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적자 경영은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전문의약품(ETC) 사업을 영위 중인 회사 특성상 연구개발(R&D) 단계의 주요 제품 판매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극복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여기에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과 불확실성도 흑자전환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로젠제약은 2012년 일괄적인 약가인하 시행 이후 영업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이후 에이프로젠헬스케어앤게임즈의 종속기업 편입, 제네릭 자사전환을 위한 R&D 비용 증가, 판매대행조직(CSO)활용 등으로 적자 폭은 재차 확대됐다.
최근 현금흐름 추이를 살펴보면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8년 21억원, 2019년 –2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34억원, 올해 1분기 –1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018년 -10억원에서 지난해 -43억원까지 불어났으며, 올해 1분기에도 -17억원을 나타냈다. 통상 FCF가 마이너스(-)면 외부자금 조달 필요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이같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에이프로젠제약은 계열사 지분취득과 자금대여, CAPEX 등에 따른 자금 소요를 유상증자, 관계사 지분 매각,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재무활동을 통해 대응해왔다. 회사가 2018년 이후 3년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 –744억원의 무차입 경영 상태지만,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설비 확충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탓에 보유 유동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가 속한 에이프로젠 그룹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한 돌파구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각각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며, 상장사인 에이프로젠제약이 모기업 에이프로젠메디신과 함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에이프로젠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GS071’을 개발, 2017년부터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2019년에는 미국 임상3상까지 완료했다. 또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트라스트주맙)’ 바이오시밀러 ‘AP-063’은 글로벌 임상 3상 준비단계에 있다. 그러나 ‘GS071’은 일본 현지 재고 누적으로 2020년부터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데다가 미국과 국내 출시 일정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에이프로젠제약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일정에 맞춰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제품 개발 지연 가능성, 판매망 확보 불확실성 등 위험이 상존한다.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며, 공장 생산승인, 제품 제조승인 과정에서 공장가동이 지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기존 사업에서의 영업현금창출력이 매우 열위한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사업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라며 “임상성공 불확실성, 경쟁사의 시장선점, 취약한 마케팅 역량과 판매채널, 대규모 자금이 선 투자된 생산설비의 가동지연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투자성과 불확실성도 매우 크다”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