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 적자 지속에 또 '헐값 유증'…후유증 없을까
30% 최대 할인율 적용…2017년, 2018년 이어 3번째
주주우선공모 총 373억원 규모…주가 상승에 흥행 '훈풍'
최대 할인 이외 잦은 유상증자도…2차 전지 등 신사업 투자
공개 2022-06-13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10: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이화전기공업(이화전기(024810))이 자금조달을 위해 또다시 ‘헐값' 유상증자에 나섰다. 최대 할인율을 적용해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이화전기는 적자경영이 이어지면서 자체적인 현금창출이 어려워지자 기존 주주들에게 30% 할인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기준가를 적용하면서 상장 후 물량 부담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화전기는 총 373억원 규모의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화전기는 예상 발행가액을 기존 909원, 총 436억원 규모에서 777원, 총 373억원으로 정정해 확정 공시했다. 해당 자금은 2차 전지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공장신축(171억원), 채무상환(185억원), 공장 노후시설 유지보수(10억원)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화전기는 공모 흥행을 위해 통상 코스닥 기업들이 적용하는 유상증자 할인율(10~20%) 보다 훨씬 높은 30%로 책정했다. 2017년 30% 할인율 카드를 내세워 415억원을 충당하고, 2018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495억원을 확보한데 이어 법정최고할인율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화전기 입장에서도 이번 유증의 흥행 여부는 중요한 상황이다. 그간 이화전기는 잦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2013년과 2015년 각각 105억원을 조달했고, 일반공모 방식으로 2013년 10억원, 2016년 10억원, 2017년 415억원, 2018년 495억원을 끌어모았다. 이 자금은 모두 운영자금, 시설투자 자금으로 활용됐다.
 
2018년부터는 최대주주인 이트론(096040)으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융통 받았다. 이화전기는 2018년 400억원, 2019년 250억원, 2021년 200억원을 각각 조달했다. 회사는 이 자금을 타 법인 증권 취득 등 단순투자 용도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팜바이오 투자조합의 투자 자금 21억원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하는 등 단순투자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전환한 상태다. 매출액은 상승했지만 재고자산, 이자지급 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금융상품 및 부동산 투자, 설비투자도 확대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이화전기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568억원에서 2020년 533억원으로 하락한 후 지난해 668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억원에서 –37억원, -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순이익은 2019년 –11억원, 2020년 –199억원에서 지난해 자산매각으로 흑자전환(277억원)했다.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9년 146억원에서 2020년 –53억원, 지난해 –10억원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화전기는 올 1분기 매출 81억원, 영업적자 7억원, 순손실 31억원을 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9억원을 기록했다.
 
다행히 유증 흥행 여부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당초 발행가액을 낮춰 유증을 흥행시키려던 수고와 달리 최근 상황이 반전돼서다. 이화전기의 주가는 8일 신사업 발표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등으로 급등했다. 
 
이화전기의 주가는 지난 8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1595원에 거래를 마쳤다. 9일엔 종가기준 1500원까지 조정을 보였지만 아직 발행가액 산정 기준 주가인 1110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괴리가 상당하다. 다만 주가 상승으로 유상증자 성공 기대감이 높아진 이면에는 상장 후 저가 유증 물량에 대한 불안감도 잠재해 있다.
 
이화전기는 이번 유증을 통해 모인 자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투자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태양광사업을 목적으로 전남 여수에 매입했던 토지(약 9억원)도 매각할 예정이다. 이화전기는 이를 통해 실적 반등 및 재무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화전기는 최초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공급하며 사업을 영위했지만 경쟁업체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후 회사는 리튬 배터리용 충·방전 장비를 대기업에 공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나섰고, 현재 정류기, 몰드변압기, 주파수변환기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후 이화전기는 2차전지 배터리셀을 모듈화 및 패킹해 전기자전거, 전기차 업체 등에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이화전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차전지 신규사업 발표 등의 영향을 받아 주가에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유상증자 흥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원가가 증가,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이 또한 올해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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