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롯데손해보험(000400)이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재매각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개선으로 몸값을 올렸고, 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로 바뀐 지도 벌써 4년 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올 1분기 영업이익 315억원에 당기순이익 228억원을 기록하며 다섯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7%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 사옥매각에 의한 일회성 비용(267억원)을 제외하면 14.9% 개선됐다.
그간 적자 신세에 놓였던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부터 흑자를 이뤘다. 회사는 2019년과 2020년 당기순이익이 각각 –512억원, -24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1199억원으로 흑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도 지난해 181.06%까지 오르며 전년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적 개선이라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재매각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10월 롯데손해보험 인수 이후 줄곧 ‘몸값 올리기’에 집중해 왔다. 특히 보험 영업 부문에서는 체질개선 작업을 추진했는데 상위권 다툼이 치열한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장기보장성보험과 퇴직연금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롯데손해보험이 거둬들인 원수보험료를 살펴보면 자동차보험은 2020년 2426억원에서 2021년 1821억원까지 떨어졌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1%에서 2.73%로 내려갔다. 반면 장기보험은 같은 기간 1조6956억원에서 1조8549억원으로 늘었다. 퇴직연금이 포함되는 특별계정은 2조141억원에서 4조3886억원까지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본사 사옥(토지 및 건물)도 매각했다. 자산 효율화와 재무건전성 제고라는 명분에서다. 회사는 건물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캡스톤자산운용에 2240억원 받고 팔았으며 처분이익으로 지난해 535억원을 계상했다.
JKL파트너스 체제 이후 대표이사도 세 번 바뀌었다. 지난 2019년 10월 최원진 대표이사와 2021년 3월 이명재 대표이사를 거쳐 올해 2월 이은호 대표이사가 새로 취임했다. JKL파트너스 전무였던 최 대표가 회사를 맡아 구조조정과 체질 전환 작업에 들어갔고, 알리안츠그룹에서 보험 경영 기법을 익힌 이명재 대표가 수익성을 강화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였다. 이후 금융 컨설팅 및 전략기획 전문가인 이은호 대표가 새로운 수장이 됐다.
사모펀드의 보험사 매각 선례를 살펴보면 인수 후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으로 가치를 올리고 일반적으로 3~4년차에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지난 2013년 12월 ING생명을 인수했던 MBK파트너스는 2016년 4월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며 매각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또 동양생명은 2011년 3월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최대주주에 오른 지 4년 만인 2015년 2월 중국 안방보험에 지분을 매각했다.
롯데지주(004990)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할 당시 함께 매물로 나와 MBK파트너스에 팔렸던 롯데카드도 현재 재매각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 체제 이후 당기순이익이 2019년 571억원에서 2020년 1307억원, 2021년 2414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몸값을 불렸다.
롯데손해보험 본사 (사진=롯데손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보험사 매각 과정을 보면 부실하거나 조금 힘든 곳을 인수해서 경영 정상화를 시킨 다음 시장가치가 가장 올랐을 때 재매각한다”라면서 “기간은 보통 3~4년 정도로 보지만 기업 상황에 따라 다 달라서 특정 지을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펀드 목적 자체가 정상화해서 비싼 값에 팔려는 것이지 경영해서 운영해야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같은 실적 요소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서 시장가치가 가장 클 때 파는 것 같다”라면서 “사모펀드가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지 그리고 실적 개선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현시점에서 적자 요인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코로나로 인한 대규모 손상 이슈는 다시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상 처리를 이미 많은 자산에 대해 했기 때문에 추가 손상에 대한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면서 “이것이 가장 큰 요인이고,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도 했고 그런 면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언젠가는 최대주주에서 매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라면서 “공식적인 부분이 나오기 전까지는 예상되는 부분을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