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DL케미칼이 미국 크레이튼사에 대한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국내에서 미국 상장사를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와 더불어 신사업 등을 적극 추진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크레이튼 SBC 생산 공장(사진=DL)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000210)은
‘기타경영사항
(자율공시
)’을 통해 미국 크레이튼이 자회사인
DL케미칼과의 합병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 거래종결은 오는
15일
(미국 현지시각
) 미국증권거래소 개장 직전에 진행될 예정이다
.
인수는 LBO 방식을 활용해 이뤄진다. LBO는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일으켜 100%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DL케미칼은 LBO 금융에 국내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확보한 인수금융을 접목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이는 금융비용의 원활한 조달과 더불어 크레이튼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졌다. 앞서 DL케미칼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9억5000만달러(약 1조1200억원)를, 산업은행·수출입은행로부터 8억5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금융 약정을 각각 확보한 바 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미국·유럽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 시장 1위 기업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케미칼 회사인 만큼 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크레이튼은 8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유럽 등지에 5개의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 크레이튼은 △재질이 다른 플라스틱의 혼합 재활용을 가능하게하는 서큘러(CirKular) △바이러스를 포함한 미생물을 99.99%까지 살균할 수 있는 바이액삼(BiaXam) △메모리폼 매트리스 소재 등 친환경 및 일반 소비자 생활에 밀접한 기술제품들을 선보인 바 있다.
아울러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보유한 글로벌 생산 거점과 판매망, 물류 네트워크를 DL케미칼의 석유화학사업 운영능력에 접목해 수익성을 대폭 향상 시킨다는 계획이다. DL케미칼은 이미 2020년 크레이튼으로부터 인수한 카리플렉스(Cariflex)의 매출을 1년 만에 31% 성장시키기도 했다.
올해에도 다양한 추가 투자를 준비 중이다. 올 상반기에 여수공장 내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중동 등 저원가 지역에서의 신사업 역시 적극 고려하고 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크레이튼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DL케미칼은 R&D 역량의 제고뿐만 아니라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라며 “DL케미칼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국내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