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임성지 기자]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스타트업은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과 능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지속해서 스타트업과 관계를 쌓고 함께 고민해서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액셀러레이터가 지녀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액셀러레이터는 기업 성장을 위한 시드 투자, 연결, 멘토쉽, 교육 등을 지원함으로써 안정적인 스타트업의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선발된 스타트업의 국내외 시장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자, 고객, 파트너사, 졸업기업, 스타트업 지원기관 등과의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졸업기업 및 선발기업 등 동문기업에 대한 후속투자 유치, 상호협력 등 후속 조치도 한다.
제2의 벤처 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 다양한 스타트업이 설립되고 있지만, 아무런 외부 지원 없이 데스벨리를 넘기기는 쉽지 않다. 이런 벤처 산업 환경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고자 하는 김기사컴퍼니는 박종환, 김원태, 신명진 대표를 중심으로 초기기업 및 프리IPO까지 모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김기사컴퍼니가 100% 출자해 만든 김기사랩은 3년 이하의 초기 스타트업만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종환 김기사컴퍼니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박종환 김기사컴퍼니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어떤 계기로 액셀러레이터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김기사 창업자 3명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코스닥 상장과
카카오(035720) 매각 등 다양한 경험을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이런 경험들을 후배 창업가들에게 전수해 수월하게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액셀러레이터를 시작했다.
-지난 2021년 성과에 대해 말해달라.
△2021년은 김기사랩 3기 팀을 선발했으며, 기존 1기와 2기 팀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1기, 2기 팀들 후속 투자유치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새로 선발된 3기 팀의 팁스 선정 및 프리시리즈A 후속 투자에 집중했다. 특히 1기 팀 중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첫 번째 엑시트가 나왔는데 M&A협상 진행 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했던 것이 인상 깊었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무엇인가?
△김기사랩 1기 팀인 브이드림(장애인 재택근무 서비스, 2021년 650억 밸류 시리즈B 투자완료)은 부산에 본사를 둔 ESG 대표기업으로 2019년에 초기투자했다. 100인 이상의 기업들이 반드시 중증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기업들이 시설 및 인식의 부족으로 고용하지 않고 고용부담금(벌금성격)을 내고 있는 부분에 아이디어를 착안해 재택으로 장애인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해 성장하고 있다.
김기사랩 2기 팀인 페이히어(모바일 POS 서비스, 기존에 무겁고 비싼 POS기기들을 대체할 수 있는 모바일 POS서비스)를 만들어 관련 시장의 1위 사업자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에 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후 후속 투자도 잘 마무리하고 매년 성장하고 있다.
김기사랩 3기 팀인 오늘의 픽업은 도심에 많이 존재하는 주유소 내의 유휴공간들을 물류센터로 활용해 플렉스라이더들과의 계약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팀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김기사컴퍼니의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전문적인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아니라 창업가 출신으로 투자할 때 창업팀들의 팀워크과 사업 아이템의 실현 가능한 능력을 지녔는지를 살펴본다. 이런 팀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하고자 김기사랩은 매년 소수 정예의 팀(5~6개팀)들만 투자하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셨던 경험이 엑셀러레이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전통적인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아니므로 우리만의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한 후에 지원하고 있다. 김기사컴퍼니가 기업을 운영해 본 경험들을 기반으로 엑셀러레이팅을 하고 있으므로 영업이 필요한 스타트업에게 영업을 같이하고 기획,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호황기에 있는 한국 벤처캐피털 산업의 도약을 위해 보완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업계에 투자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스타트업에게 자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의 활동이 증가했으면 한다. 최근 몇 년간 정부와 민간의 상호협조하에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태계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아쉬운 점은 현재 정부 기관 중심으로 많은 스타트업 발굴 예산이 들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중복되는 부분들이 많고 부처 간의 협업이 되지 않아서 사후관리가 잘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기유니콘’, ‘예비유니콘’ 등등 다른 부처에서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스타트업 발굴하고 지원한다면서 홍보를 하고 있지만 정작 선정된 스타트업에게 이야길 들어보면 도움이 거의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팁스(Tips) 프로그램처럼 실질적으로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부처 간 협업으로 진행했으면 한다.
-2022년 목표는 무엇인가?
△큰 사이즈의 투자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는 펀드 사이즈가 작아서 후속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기존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와 신규로 참여하고자 하는 투자자(LP)들이 많이 생겨서 100억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액셀러레이터가 지녀야 할 덕목,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초기 스타트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스타트업들과 지속해서 만나고 같이 고민하면서 사업적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초기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과 능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기 마련인데 같은 구성원이라 생각하고 함께 노력하고 상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