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투자캐피탈이 영업자산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뿐만 아니라 중도금대출도 축소 중이다. 다만 질적 측면에서 부실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PF 부문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가운데, 충당금 적립률은 낮아 전망이 부정적이다.
1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은 3분기 기준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1조1756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3571억원 대비 13.4%(1815억원) 감소했다. 전체 영업자산 5조622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9%로 4.5%p 하락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기업대출 내 중도금대출도 1조3343억원에서 7257억원으로 45.6%(6086억원) 줄어들었다. 중도금대출은 PF 형태는 아니지만 대출 특성상 부동산 경기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해당 대출의 비중은 25.0%에서 12.9%로 내려갔다.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PF 구성에 있다. 현재 본PF 7506억원에 브릿지론이 4249억원으로 확인된다.
본PF 대출에서는 시공사 신용등급 기준 A급 미만인 사업장 비중이 58% 정도다. 분양 대상 가운데 분양률이 60% 미만인 사업장 비중도 40%로 높다. 준공리스크와 분양리스크가 상존해 있는 셈이다.
지역별 구성에서는 서울 비중이 36%로 업계 평균 수준이다. 다만 변제순위 측면에서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41%로 업계 평균(32%) 대비 열위하다.
PF 개별 부문의 건전성 수준은 고정이하여신비율과 1개월 이상 연체율 모두 14.1%로 확인된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1.6%다. 이는 한국투자캐피탈의 전체 건전성 지표보다 안 좋은 수준이다. 총채권 기준으로는 고정이하여신비율 6.2%, 연체율 5.3%다.
(사진=한국투자캐피탈)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둔 금액은 1342억원이다. 부실채권을 상·매각하는 과정에서 잔액이 전년 말(1599억원) 대비 줄었다. 그 결과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률이 50.8%에서 44.5%까지 하락했다.
PF대출과 중도금대출 외에 기업대출에서 일반부동산담보대출로 잡히는 부분도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해당 대출과 PF대출을 더하면 자산 규모가 2조7072억원까지 불어난다. 영업자산의 48.2% 정도다.
일반부동산담보대출에는 본PF 대출에서 준공 이후 담보대출로 전환된 건이 포함될 수 있다. 이 경우 준공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으나 분양리스크는 남는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부실채권 정리에도 불구하고 신규 발생이 지속됨에 따라 건전성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충당금 적립률이 낮아 부실채권 정리 시 적립액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따른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