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비케이탑스(030790)가 상주 폴리실리콘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올해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중고 시설 수요 증가와 철강·고철 시세가 오르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사실상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케이탑스는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동력 찾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케이탑스는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22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다만 당기순이익 4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케이탑스는 올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는 상주 폴리실리콘 프로젝트가 존재하는 재활용 중간처리사업부의 역할 때문이다.
올해 2월 비케이탑스는 중고기계, 고철, 비철 등을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경상북도 상주시에 위치한 전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일부와 기계장치 등을 신라산업으로부터 당시 철강·고철 시세를 반영해 31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태양광 패널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전 세계 폴리실리콘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 5곳을 미국 기업 수출제한 대상 목록인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자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비케이탑스가 보유한 폴리실리콘 중고 설비 판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2021년 2월부터 6월까지 철스크랩 가격 추이. 출처/런던금속거래소
또한 비케이탑스는 중고설비 외 고철과 비철 등을 철스크랩 형태로 판매한다는 계획인데, 철광석 가격 상승과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철강 업계 흐름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이 연일 오름세다. 실제 한국철스크랩거래소에 따르면 최저가 기준 2월 1kg 당 375원이던 철스크랩 가격은 6월 말 525원으로 40% 가량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를 살펴보면 2월 초 톤당 387.5달러였던 철스크랩 가격은 6월 말 500.55달러로 29.2% 올랐다.
이에 비케이탑스는 올해 상주 폴리실리콘 프로젝트에서만 700억~8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입한 자금을 훨씬 웃도는 매출이 예상되는 만큼 비케이탑스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재활용 중간처리사업부가 보유한 프로젝트가 상주 폴리실리콘 공장뿐이라 영업성과 반영이 일회성이 그칠 수밖에 없다.
비케이탑스는 우선 작년 개편을 통해 중심 사업부로 자리 잡은 유통 부문의 매출 성장으로 실적 기반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월 물적분할을 통해 IT사업부문을 전담하는 동양네트웍스를 설립한 후 5월에는 이를 매각하면서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를 완성했다. 유통사업부는 지난해 쿠첸, 위닉엔터프라이즈, 지원에프앤비 등에서 생활가전 등을 매입해 쿠팡, 이지스21, 일신엔터프라이즈 등에 판매하면서 7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BT사업부와 비교) 8.4% 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원이다. 대형 유통채널에 비케이탑스 전용 상품 공급 확대와 다양한 상품의 판권 계약 강화를 통해 목표 달성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해외 로봇 청소기 브랜드 ‘엑스클리어’에 대한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해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 채널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에서 판매하는 중이다.
유통사업의 경우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단순한 구조로 채산성이 낮은 편이다. 결국 재활용 중간처리사업부의 성과로 실적이 개선되는 시점에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상당하다.
이 같은 사실을 비케이탑스도 인지, 현재 마스크를 시작으로 제조업 분야 진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점차 품목을 확대해 나가며 자체브랜드 상품을 확보한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비케이탑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제조업의 경우 마스크를 1차로 하고 추후 제품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또한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성장모멘텀 확보를 위해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도 구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