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해 사모펀드(PE)에 인수된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수익성 개선을 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장기보장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개편한다. 팔수록 손해를 보는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장기보험의 매출액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장기보장보험의 손해율 등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그동안 손해율 관리가 부진했던 롯데손해보험이 관련 능력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영업실적 목표를 영업이익 1135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에 영업손실은 72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는데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겠다는 것이다.
롯데손해보험 영업실적 등 전망.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롯데손해보험은 수익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인수됐는데 사모펀드는 추후 재매각을 통해 이익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보험, 특히 장기인(人)보험 비중 확대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장기인보험은 보험가입기간이 3년 이상으로 사람의 질병이나 재해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보험료 납입기간이 길고 자동차·화재보험 등 물적보험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보험료 납입기간이 긴 저축성보험은 2022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적용으로 인해 보험료가 부채로 잡히면서 장기보장성보험인 장기인보험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
메리츠화재(000060)는 장기인보험 판매를 강화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KB손해보험 등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지만 메리츠화재만 순이익이 28.7% 증가했다. 이는 장기인보험에 집중, 신계약이 늘어난 효과 덕분이다. 작년 메리츠화재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는 6조86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4% 증가했다.
롯데손해보험은 구조조정을 통해 자동차보험 영업조직을 축소하고 자동차보험 인수지침을 강화해 3년간 사고 이력이 있는 경우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등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있다. 이 빈자리를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으로 채우기만 하면 된다.
롯데손해보험 보험종류별 경과손해율, 순사업비율, 합산비율.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핵심은 손해율 관리다. 수익성이 높다고 해도 들어오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더 많다면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그동안 롯데손해보험은 손해율 관리에서 부진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롯데손해보험의 장기보험 경과손해율은 91.28%로 손해보험업계 평균 86.68%보다 4.6%p 높았다. 같은 기간 순사업비율은 19.89%로 합산비율은 111.18%에 달했다. 자동차보험 128.21%보다는 낮지만 손해를 보는 기준인 100%는 넘어선 상황이다.
여기에 장기인보험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인수심사를 완화하거나 보험료를 인하하고 유사암진단비를 인상하는 등 영업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장기인보험의 경우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판매가 되는데 GA채널 확보를 위한 수수료 및 성과수당을 높게 책정하면서 사업비가 증가, 결국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 처했다. 이는 후발주자인 롯데손해보험의 장기인보험 판매 비중 증가가 생각보다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롯데손해보험은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을 데이터 기반으로 담보별 손해율을 파악, 기존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새로운 장기인보험 상품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만큼 수익성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자동차보험 비중을 현재 회사 규모에 맞게 효율화하고 데이터 활용, 손해율 관리, 전문인력 외부영입 등을 통해 장기보장성보험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