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환인제약(016580)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세운 유통 자회사 애즈유에 출자를 거듭하고도 손실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출자금 대부분이 손상으로 사라졌고, 작년 50억원을 추가 투입한 지 1년도 안 돼 자본 고갈을 다시 걱정하는 처지다. 본업의 수익성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애즈유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추가 자금 지원 부담까지 남아 있다.
투입 자금 10배로 늘었지만…장부엔 4분의 1만 남아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환인제약은 지난 2020년 9억원을 들여 애즈유를 설립했다. 애즈유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의약품 등의 유통을 맡는 종합유통 법인이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정신신경용제에 의존하는 환인제약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꺼내 든 카드였다.
사업은 기대만큼 커지지 못했다. 환인제약은 설립 이후 추가 출자를 거듭했고 작년에도 50억원을 더 넣었다. 이렇게 애즈유에 들어간 돈은 누적 100억원으로 설립 당시 출자금의 10배를 넘는다.
투입 자금이 늘어나는 동안 장부가치는 쪼그라들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애즈유 지분의 장부가는 26억원으로 작년 말(49억원) 대비 46.9%(23억원) 감소했다. 취득원가와 비교하면 누적 손상 규모만 73억원에 이른다. 100억원을 넣어 4분의 1만 남았다.
손상이 커진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애즈유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억원에 그쳤지만 순손실은 23억원이다. 순손실 규모가 매출의 1.4배에 달하는 구조다. 외형을 키울수록 적자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인건비와 판매비 등 고정비를 매출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회사 별도 기준 종속기업투자손상차손 23억원을 인식했다. 전년 동기(5억원)보다 295.7%(17억원) 늘어났다.
손상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작년 초 16억원이던 애즈유 지분 장부가는 상반기에만 5억원이 손상 처리됐다. 50억원의 추가 출자로 작년 말 장부가는 49억원까지 올라갔지만 작년 연간 손상액은 16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3억원이 손상으로 빠져나갔다.
환인제약 측은 <IB토마토>에 "애즈유는 건강기능식품 유통 회사로 자체 제품이 아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라며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는 인지도가 있지만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인지도가 떨어지는 만큼 광고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판관비 비중이 커지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업 이익 갉아먹는 자회사…추가 출자 부담도 ‘여전’
손상차손은 환인제약의 별도 손익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기타손실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8억원) 대비 246.4%(21억원) 늘었다. 증가분 대부분이 애즈유 관련 손상이다. 관련 손상으로 별도 영업외손익은 8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별도 순이익(142억원)은 연결 순이익(151억원)을 밑돌았다.
별도 손익뿐 아니라 연결 실적 역시 자회사 손실이 반영되고 있다. 환인제약이 지난달 29일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별도 영업이익은 279억원, 연결 영업이익은 248억원이다. 두 수치의 격차는 31억원으로 상반기(23억원)보다 벌어졌다. 별도 영업이익의 11% 수준이 연결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애즈유의 손실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연결 판매비와 관리비(368억원)가 별도(337억원)보다 30억원 많다는 점도 자회사의 비용 부담을 보여준다.
문제는 본업 회복세와 대비된다는 점이다. 환인제약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2141억원으로 전년 동기(1900억원) 대비 12.7%(24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8억원으로 115.0%(132억원) 급증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130억원)의 2배에 가까운 이익을 3분기 만에 거뒀다. 본업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자회사가 성과의 일부를 깎아 먹고 있다.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 또한 있다. 상반기 기준 애즈유의 자산총액은 35억원, 부채는 9억원으로 자본총계는 26억원에 불과하다. 상반기와 같은 속도로 손실이 지속되면 1년 안에 자본이 바닥날 수 있다. 작년 50억원을 추가로 넣었지만 반년 만에 자본의 절반 가까이가 증발한 만큼 또다시 증자에 나서야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환인제약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 역시 고민을 키운다. 환인제약은 2024년 유산균 원료 업체 비피도 지분 30%를 150억원에 사들이며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보폭을 넓혔다. 애즈유는 해당 전략의 유통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유통 단계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원료부터 판매까지 잇는 사업 구조 전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출자만 반복하면 본업에서 번 현금 유출이 지속될 수 있다. 환인제약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566억원으로 작년 말(635억원) 대비 10.9%(69억원) 줄었다. 본업 회복세가 주주가치로 온전히 이어지려면 자회사 정리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환인제약 측은 사업 축소나 정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환인제약 측은 <IB토마토>에 "관계회사 비피도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더 활성화하고 비피도에서 생산하는 제품도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여러 방면으로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