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MM(011200)이 HMM이 4조 7000억원 규모의 벌크 장기운송 계약을 확보하며 컨테이너 운임에 흔들리는 수익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다만 계약 매출이 25년에 걸쳐 나눠 반영되는 데다 선박 투입도 2030년부터 시작돼 당장의 실적 방어 효과는 제한적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벌크 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컨테이너 부문의 이익 감소를 메우지는 못했다. 대규모 계약 확보에 이어 선대 확충과 추가 일감 확보를 실제 이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사진=HMM)
벌크 수익 대폭 증가했지만…컨테이너선 중심 구조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6조 1207억원, 누적 영업이익 6232억원을 거뒀다. 직전연도 상반기와 비교 시 매출(5조 4774억원)은 11.7%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8471억원)은 26.4% 감소한 실적이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력 사업인 컨테이너 사업의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전체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났다.
영업이익 구성 비율을 보면 변동성이 큰 컨테이너 비중이 줄어 들고, 벌크선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컨테이너 영업이익(올해 상반기 3838억원)은 지난해 상반기(7658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벌크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68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394억원으로 늘었다. 벌크 영업이익 증가액(1709억원)은 컨테이너 영업이익 감소분(3820억원)의 약 45%가량을 상쇄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벌크가 차지하는 비중도 8% 수준에서 38.4%로 증가했다.
HMM은 벌크 매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수익 변동성이 큰 컨테이너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고, 체질 개선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HMM은 벌크 장기 계약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장기 벌크 운송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9월에는 향후 25년간 총 4조 6972억원에 철광석 장기 운송 계약을 확보했다.
다만, 한동안 컨테이너 중심의 실적 구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계약이 긴 시간에 걸쳐 매출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가령 오는 2030년부터 2056년까지 지속되는 벌크 장기계약은 25년에 걸쳐 매출이 분할 발생한다.
지난해 체결한 브라질 발레(Vale) 장기운송계약 두 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각각 418억원과 132억원으로, 합계 550억원이다. 상반기 벌크 매출 9613억원의 약 5.7%에 해당한다. 해당 장기계약으로 전체 실적 구조를 바꾸기에는 규모가 제한적이다.
해당 장기계약을 단순 평균하면 연매출 규모는 약 19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HMM 연간 매출(10조 8914억원)의 1.7%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해당 계약에는 선박이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라, 실제 매출 반영 규모는 선박별 투입 일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운산업은 전쟁, 자연재해 등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을 자주 맞이한다. 장기계약은 고운임 시기 이윤을 극대화하기 어렵지만, 향후 운임 하락기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통한다. HMM이 벌크 장기계약에 집중하는 이유도 향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운임 하락기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향후 선대 투입·추가 계약 확보 관건
HMM의 벌크 사업 확대는 현재 투자와 계약 확보가 진행 중인 단계다. 현재 벌크선 도입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벌크 확대에 따른 수익 변동성 줄이기의 중간단계 과정이다. 구체적인 벌크 사업 확대 결과도 2030년부터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벌크 수익성이 높아졌지만, 향후 컨테이너 실적이 재차 높아질 경우 벌크 사업 비중은 다시 낮아질 수 있다. 이에 HMM이 꾸준히 장기 운송계약을 확보해 실제 매출로 연결시켜야 실정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 7월 중장기 경영계획을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29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당시 벌크 사업의 성장 방향으로 장기계약 기반의 안정적 성장과 수익 확대를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61척 규모인 벌크선대 규모도 2030년까지 110척으로 늘릴 예정이다.
다만, 컨테이너 선대도 함께 늘어난다. 벌크를 키우는 동시에 주력인 컨테이너 사업에도 투자를 이어가는 셈이다. 이에 벌크 선대에 힘을 주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의존도가 빠르게 낮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늘어난 벌크 선박이 확보할 물동량과 이익 규모가 향후 컨테이너 실적의 영향력 감소를 좌우할 전망이다.
아울러 추가 선대에 대응하는 수익성 있는 계약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박을 늘리더라도 시황에 따라 운임이 달라지는 비중이 높다면, 벌크 사업 역시 실적 변동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HMM은 장기계약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등 비용 상승을 감안한 장치가 마련했기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일정 수준의 안정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4조원 장기운송 계약은 신규 인도 선박 8척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선박 운영비용뿐 아니라 선박 구입에 투입된 금융비용 등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외부 변수 증가로 인해 해운업황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적을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HMM이 장기계약을 쌓을수록 벌크 장기계약에서 만큼은 실적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