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금융판 커진다…먼저 깃발 꽂은 신한·하나
4대 은행 중 멕시코 현지법인은 신한·하나뿐
투자 보장 강화 기대…실적 연 여부는 두고 봐야
공개 2026-10-02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30일 18: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멕시코에 일찌감치 현지법인을 구축하면서 국내 기업의 투자 확대에 따른 금융수요를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멕시코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이 7년 만에 타결돼 국내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도 기대되고 있어서다. 다만 협정 개정이 현지 법인의 수익 확대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기업투자와 금융수요 증가 여부를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각 사)
 

멕시코 금융 수요 확대 기대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과 멕시코가 투자의 증진 및 상호보호를 위한 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 2019년부터 개정 협상을 진행해 7년 만의 성과다. 현행 투자보장협정은 지난 2002년 발효된 후 24년 만에 개정된다. 협상이 타결되면서 은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국내 기업의 투자 활성화가 기대돼 현지 법인의 장기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협정에 투자자의 투자비 회수와 손실보상 등에 관한 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과 과도한 조세 조치로부터의 투자자 보호 방안도 포함된 덕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멕시코에 위치한 4대 시중은행 법인은 두 곳이다. 멕시코신한은행과 멕시코KEB하나은행이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법인을 따로 두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은 2017년 설립했다. 
 
두 법인 모두 한국계 기업과 지역 교포 등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주목적으로 설립됐다. 멕시코 금융당국도 하나은행의 영업개시 당시 국제무역, 특히 한국과 멕시코 간 교역을 지원하는 기업금융을 주요 업무로 제시했다. 신한은행 역시 멕시코에서 기업·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모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24년 금융그룹 최초로 멕시코 바노르테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몬테레이 사무소를 개소하기도 했다. 멕시코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본점을 확장 이전하는 등 한국계 기업의 현지 진출과 성장을 지원하고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두 은행이 멕시코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게 된 것은 북미 시장과의 연계 영향이 컸다. 국내 기업이 멕시코에 생산거점을 구축하면서 현지 기업의 자금조달과 외환·무역금융 등을 지원할 금융 네트워크의 필요성도 커졌다.
 
멕시코는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국으로 한국 기업 역시 멕시코에 다수 진출했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대 멕시코 외국인직접투자는 6억 4920만달러(약 8814억원)다.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규모다. 특히 지난해 연간 우리나라의 대 멕시코 직접투자액이 약 5억 2700만달러(약 7155억원)임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이미 지난해 온기 투자액을 상회했다.
 
국내 기업의 멕시코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두 은행 모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교민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 주 업무로, 공장 증설이나 현지 법인 설립이 간접적으로 수익 증대에 영향을 미친다. 시설자금이나 운전자금대출, 지급보증 등 현지 총여신의 증가와 더불어 수수료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외환과 예금, 지급결제 등 다양한 금융수요가 함께 증가할 수 있어 현지법인의 영업 기반 확대에도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특히 두 법인 모두 멕시코 시장에 안착해 추후 선점 효과가 극대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멕시코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강화된 덕이다.  
 

실적 개선에도 수익 확대는 '장기전'

 
멕시코신한은행과 멕시코KEB하나은행의 영업수익은 올 상반기 증가했다.
 
올 상반기 멕시코신한은행의 영업수익은 382억 2900만원이다. 전년 185억 400만원서 두 배 가량 수익 확대에 성공했다. 멕시코KEB하나은행의 영업수익 역시 상반기 199억 4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66억 200만원 대비 늘었다. 
 
총포괄이익 확대 폭은 더 크다. 멕시코KEB하나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총포괄이익으로 169억 4200만원을 인식했다. 전년 동기 37억 9000만원에 비해 네 배 가량 실적이 불어났다. 멕시코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총포괄손익이 67억 6900만원서 227억 4800만원으로 증대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대금융의 전대 은행이 될 수 있을 경우 영업수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정상회담 이후 1억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전대금융 지원체계를 마련하면서다. 전대금융이란 한국수출입은행이 현지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려주고, 해당 자금을 다시 현지 기업에 대출하는 간접 금융지원을 뜻한다. 다만 두 은행의 멕시코법인이 전대금융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구체적인 금융지원 구조와 조건 등이 확정된 이후 검토될 전망이다.
 
협정 개정이 현지 법인의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국내 기업의 진출 현황에 따라 영업익 확대와 경쟁 심화 여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헝가리와 폴란드 등지에 4대 시중은행의 사무소와 법인이 출범했는데, 이 역시 기업 진출이 선행됐다. 우리나라 기업이 반도체와 2차전지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현지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헝가리에 대한 투자 확대는 지난 2010년대 후반 삼성SDI(006400)와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투자에 기인한다. 국내 은행의 사무소 증대가 지난 2020년대 초에 본격화된 것을 감안하면 5년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특히 금융수요 증가 현지 법인의 수익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 영향은 향후 기업 투자 규모나 현지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도 고려 사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니어쇼어링 확대로 멕시코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 아니라 현지 기업까지 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의 현지투자와 사업 활동이 확대될 경우 기업대출, 무역금융, 외환·자금 관리 등 다양한 금융수요 증가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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