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배당 미룬 624억 투자…집행은 고작 1.4억
시설투자 624억원 중 집행액 1억4000만원 그쳐
주주 169명 배당·자사주 제안 '서류 미비'로 불발
공개 2026-09-15 06:5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4일 18:2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신풍제약(019170)이 배당 지연 이유로 든 대규모 시설투자(CAPEX)의 실제 집행률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있었지만, 투자를 이유로 해당 요구를 사실상 외면했다. 최근 투자 진행 상황을 확인한 결과 투자금 집행이 매우 낮아 배당 묵살 명분과 실제 투자 행보 사이의 괴리가 크다.
 

(사진=신풍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10개월 되도록 CAPEX 0.22% 집행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최근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2025년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신성장동력 확보 및 신규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CAPEX에 우선순위를 둬 배당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언급한 CAPEX는 지난해 11월 시작된 오송공장 증축 및 안산공장 시설 투자다. 2028년 11월까지 약 3년에 걸쳐 총 624억원을 투입한다. 노후 설비를 자동화 설비로 교체하고 공장을 증축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회사는 해당 금액이 "투자 기간과 예상 소요 자금 등은 진행 과정과 경영환경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문제는 해당 투자가 실제로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풍제약 올해 상반기 기준 해당 CAPEX 실제 지출 금액은 1억 4000만원이다. 총 소요자금 대비 집행률은 0.22%다. 3년 투자 계획의 6분의 1가량이 지난 시점에 전체 예산의 1%도 채 집행되지 않았다. 배당보다 투자가 우선이라던 회사 설명과 달리 실제 투자금 집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정작 돈은 쓰지 않으면서 명분만 앞세운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안산공장의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96.3%로 완전가동에 근접했다. 설비 증설의 필요성이 있는데 실제 투자 속도가 더딘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 또한 없다.
 
 
소액주주 요구 무시 이유 '갸우뚱'
 
흑자 전환했지만, 올해 초 배당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개인주주 169명이 연대해 △보통주 주당 500원 현금배당 △자사주 취득 100억원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기업설명회(IR) 정례화 신설 △임기 3년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 한도 9억원 승인 등의 안건을 담은 주주 제안을 회사에 제출했다. 신풍제약은 '보유 요건 충족 증빙 미제출'이라는 절차적 사유를 들어 해당 안건을 주주총회 상정하지 않았다.
 
회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서류가 왜 미비했는지, 주주들에게 보완할 기회를 제공했는지 등 처리 경위를 공개하지 않았다. 보고서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원론적인 설명만 담겼다. 실질적인 소통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로 신풍제약은 최근 3개 사업연도 내내 현금배당을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현금배당 성향 역시 공란으로 표시했다.
 
주주와의 소통 부재는 제도적으로도 확인된다. 신풍제약이 자체 평가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보면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하는 항목은 미준수로 표시했다. 배당 재개 여부를 둘러싼 논의를 비롯해 주주제안 처리 등 정상적인 주주 소통 채널을 마련해 두지 않은 채 일방적인 결정만 하고 있다.
 
배당 재개 시점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 신풍제약은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지난해 흑자 전환을 배당 유보 배경으로 제시했지만,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손익은 84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매출(1184억원)은 전년 동기(1140억원)보다 늘었음에도 판매·관리비(458억원→568억원)가 급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배당을 검토할 만한 여건 마련 전에 흑자기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회사가 제시한 '수익성 개선 이후 배당 재개'라는 전제 조건이 언제 충족될 수 있을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연간 실적에 따라 배당 기조가 바뀔 수도 있지만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주주들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IB토마토>는 신풍제약 측에 올 상반기 기준 CAPEX 집행률이 낮은 이유와 향후 집행 일정 및 규모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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