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노미 손익계산서)①편의점 지역상품, 계산대도 웃었나
편의점 4사, 지역 특산물 활용 상품 잇따라 출시
판매량·카테고리 매출 늘었지만 조달비용은 변수
증권가 "실적 개선 위해선 상품 믹스가 관건"
공개 2026-08-19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14일 17: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역 특산물과 맛집, 지역 브랜드를 상품에 접목한 '로코노미(Local+Economy)'가 식품·유통업계의 새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수 침체와 소비 둔화로 가격 경쟁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지자 지역성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다만 높은 화제성과 판매량이 기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IB토마토>는 업종별 지역 협업 상품의 판매 성과와 원가 구조, 수익성을 짚고 로코노미가 일회성 흥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지역 특산물과 유명 맛집을 앞세운 편의점 상품이 잇따라 흥행하고 있다. 수백만 개가 팔리는 상품이 등장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 전체로 시선을 넓히면 소비 둔화와 점포 간 경쟁이 여전해 로코노미가 '잘 팔리는 상품'을 넘어 기업 실적 개선을 이끄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GS25에서 충주시와 협업해 선보인 제품. (사진=GS25)
 
지역 이름 붙였더니…수백만 개 팔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로코노미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다. 시장조사 기업 엠브레인이 만 19~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로코노미 활용 식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1%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향후 구매 의향 또한 83.5%에 달했다. 특정 기간이나 지역 한정판에 대한 선호도는 75%로 나타났다.
 
로코노미 상품이 가장 빠르게 확산한 곳은 편의점이다.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지역 특산물과 맛집을 상품화해서다.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먹거리를, 지역에는 판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는 예전보다 더 둔화다. 소비 침체와 점포 경쟁 심화 때문이다. 업체들은 출점보다 상품 경쟁력을 통한 기존 점포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IB토마토>가 편의점 4사의 로코노미 상품 실적을 취재한 결과, 지역 특산물과 맛집을 활용한 상품이 실제 판매 확대와 카테고리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139480)24는 올해 1월 남해 마늘을 활용한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BOTD' 상품 3종을 출시했다. 'BOTD 남해마늘네쪽빵'은 올해 1~2월 자체 베이커리 매출 1위를 차지했고, 'BOTD 남해마늘크루아상'과 'BOTD 남해마늘버터바'도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경북 문경 사과를 활용한 베이커리와 산청·하동 농특산물을 활용한 간편식 등을 선보였다. 
 
GS(078930)25는 지난 6월 출시한 영양부추오리김밥이 3주 만에 2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지역 딸기를 활용한 딸기 샌드위치는 누적 판매량 2300만 개를 넘어섰고, 지역 연계 주류 SKU도 지난해 43개까지 확대됐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제주 아침미소목장의 원유를 활용한 요거트 상품 도입 이후 요거트 카테고리 매출이 도입 전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구매 고객의 약 70%가 관광객으로 나타나 지역 관광 자원 영향도 한몫했다. 농촌진흥청과 협업해 선보인 지역 농산물 PB 파우치 음료 10종은 누적 판매량 1300만 개를 기록했다.
 
BGF리테일(282330)의 CU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간편식과 주류에서 대규모 판매 실적을 냈다. 출시 후 누적 기준 보성 녹돈 간편식은 약 320만개, 창녕 양파 간편식은 약 90만개, 진도 대파 간편식은 약 50만개가 판매됐다. 생유자 하이볼은 약 85만캔, 생감귤 하이볼은 약 300만캔이 팔렸다. 지역 맛집과 협업한 금미옥 떡볶이도 약 130만개 판매됐다.
 
CU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수한 원재료를 활용한 로코노미 상품들은 고객의 호응을 끌어내며 실질적인 매출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도 CU는 지역과 상생할 수 있고 차별화된 K-푸드를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협업 사례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잘 팔림=잘 남음'은 아니다…결국 중요한 건 상품 믹스
 
다만 판매량만으로 로코노미의 경제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편의점 사업에서는 전체 매출 증가보다 어떤 상품을 얼마나 팔았는지가 수익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증권가도 최근 편의점 업계의 실적을 분석하면서 '상품 믹스'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2월 11일 BGF리테일의 4분기 실적을 분석하면서 상품 믹스 개선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개선을 영업이익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당시 CU의 동일점 매출은 0.4% 증가했지만 객수는 2.2% 감소했고 객단가는 2.6% 증가했다. 소비자 수가 늘지 않은 상황에서도 상품 구성과 구매 금액이 실적을 방어한 셈이다.
 
GS리테일 역시 일반 상품 중심의 매출 성장이 수익성 개선의 변수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30일 보고서에서 GS리테일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1051억원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편의점의 일반 상품 중심 매출 호조와 감가상각비 증가세 둔화에 따라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로코노미에도 중요한 지점이다. 지역 상품이 기존 상품을 대신해 팔린 것이라면 판매량이 늘어도 실적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 반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객단가를 높인다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품을 만드는 비용까지 따져봐야 한다. 로코노미 상품은 지역 특산물 조달에 따른 원가 부담과 생산·물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정판의 경우 생산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로코노미 상품은 지역 특산물이라는 차별화 요소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재료 조달이나 생산 과정에서 비용이 더 발생할 수 있다"며 "일회성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생산과 유통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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