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7번출구
북극길 열리자 K조선 뜬다
호르무즈 흔들리자 북극항로 부상
러·중 선점 북극길…K조선 기회 확대
공개 2026-08-06 21:05: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6일 21: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몇 주 전 호르무즈 해협이 긴장 국면에 들어가면서 국제 유가와 물류 시장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길목 하나가 막히자, 전 세계가 대체 항로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시 주목받는 뱃길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얼음 때문에 이용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실제 화물선이 오가기 시작한 북극항로입니다. 기후변화로 해빙이 줄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북극항로가 새로운 물류 루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쪽 연안을 따라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항로입니다. 기존 수에즈 운하 항로보다 거리가 짧아 운항 기간을 최대 열흘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운송 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연료비와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두꺼운 해빙 때문에 일부 기간만 운항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해빙 면적이 줄면서 운항 가능한 기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이나 홍해처럼 기존 항로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대체 항로로서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입니다. 러시아 북극해 항만의 화물 처리량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 선사들의 북극항로 이용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북극에서 생산한 LNG 수출을 늘리기 위해 관련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조선 기술입니다. 북극항로를 운항하려면 두꺼운 얼음을 깨고 항해할 수 있는 쇄빙선이 필요합니다. 이 같은 고난도 선박을 상용 기술로 건조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은데, 한국 조선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042660)은 쇄빙 LNG 운반선을 다수 건조하며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북극항로 이용이 늘어날수록 결국 그 배를 만드는 한국 조선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도 북극항로를 새로운 성장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북극항로 개척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시범 운항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아직은 여름철 일부 구간만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 역시 변수입니다. 또한 북극항로 확대가 실제 선박 발주와 국내 조선사의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한국은 그 변화 속에서 항로를 운영하는 나라보다, 그 항로를 다닐 선박을 만드는 기술을 가진 나라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투자 관점에서는 북극항로라는 기대감보다 실제 수주와 실적이 이어지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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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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