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전자, AI 밸류체인 승부수…M&A 시너지 성과 '시험대'
ADS테크·핑거·인티맥스 잇단 인수로 밸류체인 구축
메자닌·주담대 활용한 과감한 공격 투자 눈길
인수 기업 실적·현금창출력 개선 성과 핵심 변수
공개 2026-08-05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3일 14:0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성호전자(043260)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존 전자부품 제조업체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반도체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광통신 장비업체 ADS테크를 인수한 데 이어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인티맥스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AI·반도체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 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만큼 확대된 재무 부담을 신규 편입 기업의 성장성으로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성호전자 전경. (사진=성호전자)
 
AI 데이터센터 겨냥한 '광통신·반도체' 퍼즐 맞추기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AI 및 반도체 밸류체인 확보를 위한 M&A를 본격화했다. 가장 큰 투자 대상은 광통신 장비 업체 ADS테크다. 성호전자는 지난해 12월 특수목적법인(SPC) 어매이징홀딩스를 통해 ADS테크 지분 87.5%를 28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2월 잔금 납입을 마치며 거래를 종결했다.
 
ADS테크 인수를 통해 성호전자가 확보한 핵심 기술은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장비다. ADS테크는 반도체와 광소자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액티브 얼라인먼트(Active Alignment)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액티브 얼라인먼트는 광소자의 위치를 미세 조정해 최적의 광 신호 전달 위치를 찾는 공정으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로 꼽히는 CPO(Co-Packaged Optics) 구현 과정에서 필수 기술로 평가받는다.
 
실제 ADS테크는 엔비디아 계열사 멜라녹스에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최근 브로드컴으로부터 액티브 얼라인먼트 기능을 포함한 CPO 칩 테스터 제작을 수주하는 등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성호전자는 ADS테크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지난 6월 ADS테크를 통해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인티맥스 지분 87.77%를 59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되는 구조로 1차 대금은 이미 납입됐으나, 2차 대금(약 315억원)은 오는 8월 11일 잔여 자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각을 통해 마련해 지급할 예정이다. 인티맥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반도체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로, 인수가 완료되면 성호전자는 광통신 뿐 아니라 반도체 후공정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게 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ADS테크가 성호전자 AI 전환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성호전자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올해 340억원에서 2027년 741억원, 2028년 1774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주담대·메자닌 부담…이제는 실적 증명이 과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M&A 과정에서 확대된 재무 부담은 성호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성호전자는 앞서 ADS테크 인수 과정에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고, 지난 3월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CB·BW 발행한도를 각각 1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20배 확대했다. 이는 ADS테크 인수금액(2800억원)의 약 7.1배에 달하는 규모로 향후 추가적인 자금조달 여력을 미리 확보해둔 셈이다.
 
성호전자의 대규모 인수 추진 과정에서 최대주주 서룡전자도 보유 지분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서룡전자는 4월2일 성호전자 주식 2729만2815주를 담보로 에이치투온 등과 300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해당 차입의 공시상 목적은 타법인 인수로 기재됐으며, 담보유지비율은 200%로 설정됐다. 이에 따라 담보 제공 주식의 설정금액은 차입금의 두 배인 약 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5월21일과 6월24일 두 차례 담보 물량이 추가되면서, 6월26일 정정공시 기준 서룡전자가 보유한 성호전자 주식 2730만3815주(지분율 38.16%) 가운데 2729만2815주가 담보로 제공됐다.
 
문제는 이 담보 가치가 고스란히 주가에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7월2일 성호전자 주가가 장중 2만1450원까지 밀리며 전일 대비 27% 넘게 급락하자, 서룡전자는 7월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총 1010억원을 조기상환하며 차입 잔액을 3000억원에서 1990억원으로 낮춰 반대매매 위험을 선제적으로 줄이는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차원의 레버리지 부담은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보유 지분 대부분이 담보로 제공된 만큼 향후 주가 흐름과 재무 안정성은 성호전자의 실적 개선 여부와 맞물릴 전망이다.
 
결국 시장에서는 성호전자의 향후 재무 안정성이 ADS테크 및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인 인티맥스가 실제 영업현금 창출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에 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규 편입 기업의 사업화가 지연될 경우 대규모 M&A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과 메자닌 부담이 오히려 기업가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본업 기반의 실적 개선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AI·반도체 분야로의 볼트온 M&A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시장은 인수 자체보다 이후의 성과를 평가한다"며 "기술과 조직을 성공적으로 통합해 실적과 현금창출력으로 연결해야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입과 메자닌을 활용한 공격적인 투자일수록 부채 관리와 주식 희석 리스크를 함께 관리해야 하며 결국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확보하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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