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경영 리스크에 '경고등'
이사회 견제 상실 논란…주총서 주주 21% 반대
영업익 53% 급감…수익성 개선·위기대응 의문
공개 2026-06-2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23일 16:5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대원제약(003220)의 오너 중심 지배구조가 경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핵심 품목인 '펠루비정'의 약가 인하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사내이사는 전원 오너 일가로 채워졌고 사외이사들은 주요 안건에 단 한 차례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겉으로는 우수한 지배구조 성적표를 받았지만 실제 이사회는 견제와 위기 대응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대원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펠루비정' 약가 반토막…사내이사 전원 '오너일가'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원제약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94억원 대비 53.42%(50억원) 급감했다. 매출액은 1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1578억원 대비 0.14%(2억원) 늘었다.
 
매출·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국내 12호 신약 소염진통제 ‘펠루비정’의 약가 인하가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의 약가 인하 처분에 불복해 진행항 소송이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로 확정된 것도 악재다. 해당 판결로 펠루비정의 상한 금액은 기존 180원에서 96원으로 46.67%(84원) 하락했다.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는 낮다. 이는 대원제약 이사회 인적 구성에 기인한다. 올해 1분기 기준 대원제약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3인 등 총 6인 체제로 운영한다. 사내이사 3인은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 백인환 사장으로 전원이 오너 일가다. 오너 중심 이사회 인적 구성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전략 수정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객관적인 경영 진단이나 책임 경영 강화 조치 시 대주주 일가의 이해관계가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외이사의 독립적 감시 및 견제 기능 역시 미흡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개최된 이사회 주요 의결 사항에서 사외이사 3인(이동희·조주연·장성완)이 반대 의견을 개진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수정이 절실함에도 사외이사가 오너가의 안건을 그대로 승인하고 있어 관련 기구의 독립성에 대해 물음표가 찍힌다.
 
 
 
지배구조 지표 '우수'에도 3세 경영 승계 정당화 논란
 
대원제약의 우수한 지배구조 지표 성적표도 논란이다. 최근 공시한 기업지배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15개 핵심지표 중 11개를 준수해 73.3점을 기록했다. 독립적 내부감사부서 설치와 경영진 불참 외부감사인 회의 개최 등을 추가해 거버넌스 점수를 끌어올렸다.
 
업계 안팎에서는 해당 성적표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지 않는다. 실질적인 지배구조 체질 개선보다 백인환 사장 중심 3세 경영 승계를 공식화하는 장치라는 평가다. 해당 행보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어적 장치라는 해석이다.
 
이사회 구조 및 승계 과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올해 주주총회 투표 결과에서 드러났다.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상정된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출석 주주의 21% 안팎이 반대 또는 기권 표를 던졌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99.8%의 찬성률로 통과된 점을 고려하면 오너 중심 경영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고 풀이된다.
 
대원제약의 지분 구조를 보면 백승열 외 10인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37.08%인 반면, 소액주주 지분율은 47.85%다. 소액주주의 지분 비중이 최대주주 측을 압도하는 구조다. 소액주주의 지분 비중이 더 큼에도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는 핵심 지표인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현금배당 예측가능성 제공을 위한 정관 개정만 해둔 채 실제 주주 통지 등 적용을 미루고 있는 점, 성별 다양성 지표를 미준수한 점(이사회 전원 6인 남성) 등도 지배구조 혁신 필요성에 힘을 싣는다. 
 
경직된 이사회 구성으로 재무 부담 우려 역시 나온다. 핵심 신약의 약가 반토막 결정으로 대원제약의 자체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래 먹거리인 신약 파이프라인 투자 및 자본적지출(CAPEX) 여력도 위축될 우려가 적지 않다.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 없이 경영권 사수에만 치중할 경우 실적 악화와 맞물려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원제약은 해당 지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대원제약 측은 <IB토마토>에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 권익 보호라는 취지와 경영 안정성 및 의사결정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으로, 국내외 사례와 주주 의견을 검토하며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며 "소액주주 보호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공개된 배당정책 이상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의지를 실천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배당정책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주주 소통 강화, 미준수 지표의 단계적 개선을 통해 거버넌스 신뢰도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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