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대출 줄여도 충당금 늘었다…교보생명 촉각
대출채권 6% 감소에도 설정률 상승
다중채무자 추가 적립…교보 연결 실적 변수
공개 2026-06-17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5일 14: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BI저축은행이 대출채권을 줄이는 가운데서도 대손충당금 부담을 크게 낮추지 못하고 있다. 여신 잔액은 감소했지만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올해부터 다중채무자 가계대출에 대한 추가 적립률이 최종 단계에 들어서면서 개인·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처음 실적이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SBI저축은행의 대손비용 흐름이 교보생명 연결 실적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SBI저축은행)
 
대출 줄어도 충당금 설정률 상승
 
15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686억원이다. 3월 말 대손충당금 잔액은 5590억원으로 지난해 말 5436억원보다 늘었다. 이 기간 대출채권 제각 66억원, 매각 1523억원, 상각채권 회수 56억원 등이 반영됐다.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가 컸지만, 신규 전입액이 이를 웃돌면서 충당금 잔액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3년간 대출채권 총액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설정률이 올랐다. 지난해 말 SBI저축은행의 설정률은 5.03%에서 석달 만에 5.25%로 올랐다. 대출채권 규모에 비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다는 의미다.
 
 
채권 감소 대비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도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 SBI저축은행은 169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했는데, 올해 1분기에도 1688억원을 쌓았다. 대출채권이 줄었음에도 손실흡수 비용은 사실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같은 기간 대출채권 총액은 11조3259억원에서 1년 만에 10조6344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출채권이 6% 줄었으나, 같은 기간 충당금 규모는 확대된 영향이다.
 
건전성 악화 영향도 미미하다. 1분기 SBI저축은행의 요주의이하여신은 1조2097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요주의이하여신이 1조1848억원에서 약 2% 증가했다. 다만 고정분류여신은 감소했다. 부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충당금 설정률 상승에는 규제 변화와 포트폴리오 구조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중채무자 규제 최종 단계…신용대출 비중 부담
 
SBI저축은행의 충당금 부담에는 저축은행 업권에 적용되는 다중채무자 충당금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24년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단계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상향했다. 다중채무자 가계대출에 의한 저축은행의 손실흡수능력 제고가 목적이다. 지난해까지는 5-6개 금융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대출에 대해 20%, 7개 이상에는 30%를 적용했으나, 올 1월부터는 각각 30%와 50%로 올렸다. 
 
저축업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차주의 약 80%가 다중채무자로 대부분의 고객이 해당된다. 예를 들면 가계여신 중 요주의이하분류 여신에 대손충당금을 10% 비율로 쌓았다면, 올해부터는 5~6개 다중채무자에 대한 여신은 13%, 7개 이상 차주에 대한 여신은 15%를 쌓는 식이다. 회수의문에 대한 충당금 변화는 더 크다. 55%를 쌓았다고 가정한다면, 이제 차주의 금융회사 대출에 따라 71.5%, 82.5%를 쌓아야 하는 셈이다.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1분기 SBI저축은행의 가계자금대출은 59.76%다. 지난해 동기 57.2%에서 올랐다. 가계자금대출이 6조3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규모를 줄였음에도 기업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한 탓에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다.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1분기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63.21%에 달한다. 전년 동기 61.7%에 비해 상승했다.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고, 가계대출 비중도 큰 만큼 다중채무자 충당금 추가 적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신용평가 업권 관계자는 "가계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경우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이후 신용대출 한도는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됐다. 저축은행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인 개인신용대출 취급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대출 성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기존 여신에 대한 충당금 부담은 유지되면서 수익성 개선 속도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과거처럼 부동산 관련 여신을 취급하기도 힘든 상황으로, 영업력 약화는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문제는 이 부담이 교보생명에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교보생명이 지난 4월 SBI저축은행의 지분 50%에 1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한 만큼, 2분기 실적부터는 연결 자회사로 교보생명의 연결 실적에 포함된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금융 자회사를 편입했으나, 충당금 확대와 영업 기반 약화가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SBI저축은행은 이미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어 추가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미 보수적인 충당금 전입 정책을 적용하고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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