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 구조개혁)③조사 독립 이후 과제는 상시 감독
항공안전 혁신안에서 독립 안전전담기구 신설안 빠져
미국·EU·영국 등 독립 항공안전 기구 운영 세계적 추세
항철위 기능 확대 등 대안 나오지만 한계점
공개 2026-01-2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7일 16: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던 항공안전 감독기구와 피감기구의 구조적 분리 문제가 마침내 매듭지어졌다. 이에 따라 항공사고 감독 제도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안전 감독 제도의 구조적 분리는 향후 항공산업 전반의 안전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보다 공정한 사고 조사 결과가 도출되면서 항공사의 책임이 한층 무거워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안전 수준 향상을 통해 항공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B토마토>는 이번 항공안전 감독 제도 개편이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이를 계기로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소속 변경으로 항공안전 조사에 대한 독립성이 확보됐지만, 항공안전 기능 전반을 포괄할 수 있는 감독 체계로는 여전히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사고 조사 기능의 독립성은 마련됐지만, 사고 예방과 상시 감독 기능까지 전담할 기구 신설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항공안전 기능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구조 개편은 세계적인 추세다. 이에 항공안전 제도의 거버넌스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한국공항공사)
 
항공안전 전담기구 출범 무산
 
27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안전에 관한 기능을 한 곳에 모은 독립 기구 출범은 사실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초 항공안전 혁신위원회가 독립된 항공안전 전담 기구 설립을 권고했지만, 그 해 4월 발표된 최종안에서 독립 항공안전 기구 설립에 관한 내용은 빠졌다. 근본적인 거버넌스 개편은 나중으로 미뤘다는 지적이다. 대신 국토부는 항공사의 안전 투자 확대, 기존 공항 시설물 평가 제도 도입 등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일부 거버넌스 개편은 국회를 통해 이뤄졌다. 항철위 소속 기관을 국토부에서 국무총리실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조사 독립성은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여기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항철위가 비상설 조사 기관이라는 점인데, 항공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만 활동하는 방식이라 평소 독립된 항공안전 개선 권고 활동은 어렵다. 현 체계에서는 국토부 내 부서가 항공안전 감독 기능을 담당한다.
 
항공산업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항공안전 정책 집행 기능과 감독 기능의 분리 필요성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두 기능의 분리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항공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독립적인 항공안전 전담 기구가 사고 예방 단계부터 안전 집행 기관을 감시해 사고 발생률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ICAO(국제 민간항공기구) 등 국제 기구도 독립된 항공안전 전담 기구 설립을 권고한다. 민간 항공산업은 국제적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 세계 각국의 항공안전 체계도 국제 기준에 도달하는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권고의 취지다. 아울러 우리 항공운송산업 규모는 2024년 말 기준 세계 7위권으로, 항공안전 전담 기구를 별도로 떼어내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충분한 항공 수요가 존재한다.
 
독립된 항공안전 전담 기관 운영은 세계적 추세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연합의 유럽항공안전청(EASA), 영국 민간항공청(CAA) 등이 대표적인 독립된 항공안전 기구다. 이들은 재정적으로, 제도적으로 독립된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출처=항공업계)
 
근본적인 거버넌스 개편은 추후 전망
 
항공안전에 관한 독립 전담 기구 출범이 무산되며, 항철위 기능 확대를 통한 대안 마련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항공사고 발생 시 소집되던 운영 시스템을 상설 안전 권고 활동으로 개선한다면, 비교적 독립된 항공안전 감독이 가능하다. 더불어 임시적로 항철위에 합류하는 비상임위원의 비중을 줄이고 상시 활동 위원 비중을 늘리는 것 등이 방법으로 꼽힌다.
 
다만, 항철위는 항공과 철도 분야를 아우르는 조사 기관이다. 고도의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항공 사고 조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2023년 기간동안 연평균 18건의 항공사고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 기간 조사관 1명이 연간 20건의 사고 조사를 수행했다. 당시 기간동안 항공사고 조사관 수는 9명으로 지난해 1명이 추가되는 데 그쳤다.
 
아울러 비상임 위원비중이 높아 일관적인 전문성 유지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 항철위 인원의 절반을 차지하던 지원 업무 인력은 순환보직으로 임명되는 탓에 조직 운영의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독립된 항공안전 전담 기구가 있어야 숙련 항공안전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조직 전문성도 강화된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우주청이 있지만, 항공우주청은 산업적 측면을 강화한 기관이라 안전 기능을 전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항철위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근본적인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크다. 한 항공안전 전문가는 <IB토마토>에 “항철위 독립은 바람직한 사안이지만, 궁극적으로 항공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독립 기구가 설치돼야 실질적인 항공안전 사고 예방 체계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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