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재혁 기자]
하나제약(293480)이 처분 가능한 자사주를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자사주 처분으로 확보한 자금을 대부분 평택 신공장 신설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회사가 자사주 매입 당시 주주가치 제고를 명시했었던 만큼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져 주식가치의 증대로 이어지길 기대했던 주주들의 입장에선 불만도 나온다. 이에 회사가 신공장 신설로 실적을 증대시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제약 하길공장 전경 (사진=하나제약 홈페이지)
처분 가능 자사주 전량 처분…여유자금 46억원 확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제약은 지난 26일자로 자기주식 12만3460주를 총 12억원에 처분 완료했다고 밝혔다. 처분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처분 대상은 리딩투자증권이다.
처분 가격은 이사회 결의일 종가 1만 320원에 4.85% 할인율을 적용한 9819원으로 책정됐다. 사측은 자사주 처분 목적에 대해 '평택 신공장 건설자금 및 R&D 비용 확보'를 명시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4월 평택 신공장 신규시설투자를 공시한 바 있다. 생산능력 증대를 통한 국내외 시장 수요 대응 및 수출 경쟁력 강화 목적이며, 오는 10월까지 총 56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하나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74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55억원 등 총 129억원이다.
회사는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에도 한차례 자사주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 12월에 24일 30만주를 주당 1만 1760원에 35억원 처분 결정을 공시했으며, 실제로는 34억원에 처분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로써 이번 자사주 처분을 포함해 총 46억원의 여유 자금을 확보하며 신규 시설투자 부담을 다소간 덜어내게 됐다.
두 차례에 걸친 자사주 처분으로 하나제약이 보유한 잔여 자사주는 5만주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잔여 자사주 활용 방안을 묻는 <IB토마토>의 질의에 대해 "해당 자사주는 RSU(주식기준성과보상제도)로 부여된 수량"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RSU를 도입했으며, 같은 해 3월 임직원에게 5만주를 부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즉, 회사는 처분 가능한 자사주를 모두 유동성 확보에 활용한 셈이다.
소각 아닌 처분 불만 수출 실적으로 잠재울까
하나제약의 자사주 매입 과정을 살펴보면 회사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에 11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에 자사주 처분 결정 이전 시기인 2025년 9월말 기준 보유 자사주는 47만3460주였으며, 이는 발행주식총수 1777만2946주의 2.66%에 해당하는 수량이었다.
실상 전체 유통주식 수에서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았기에 지난해 말부터 이뤄진 처분으로 인한 기존 주주들의 지분희석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 당시 회사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표면상 이유로 제시했던 만큼 소각이 아닌 처분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 일부 주주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을 앞두고 신공장 신설을 명분으로 보유 자사주를 모두 처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확보된 유동성은 신규시설투자 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데, 이에 사측이 신공장 신설 공시에 명시한대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가 실적 증가로 이어져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며 일부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나제약은 중증 통증에 쓰이는 마약성진통제와 마취제가 포함된 마취·마약류 의약품 부문이 주력 제품군이며, 2023년 기준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20.07%)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구조의 취약점으로는 높은 내수 의존도가 꼽히는데, 내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99.35%, 2023년 99.83%, 2024년 99.68%로 집계된다.
이에 회사가 돌파구로 삼고 있는 품목은 진정·수면마취제 '바이파보주(성분명 레미마졸람 베실산염)'다. 하나제약은 독일 파이온사로부터 바이파보주의 제조권 및 독점권을 확보한 후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과 함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의 위탁생산 계약 체결,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계약 추진 등 바이파보주가 중장기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수출 실적 확대의 시그널이 보이고 있다. 회사의 마약·마취 제품 수출 실적은 2023년 2억원, 2024년 4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16억원으로 집계되며 유의미하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4월 평택드림테크 일반산업단지 부지 내 착공에 들어간 주사제 신공장의 준공 예상 시점은 2026년 10월 18일이다. 신공장 본격 가동 시점과 즉각적인 실적 기여 여부에 대해 질의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