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지난해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을 한 차례 연기했던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올해 해당 채권의 상환을 추진한다. 요건 중 하나인 지급여력(K-ICS) 비율이 낮아 불가했던 것인데, 지난해 3분기 크게 개선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환 시점에서 K-ICS 수준이 관건이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상환과 동시에 차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도상환 지연…미흡한 K-ICS 탓에 요건 불충족
15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제8회차 후순위채 900억원을 연내 상환할 계획이다. 이는 2020년 5월7일 발행했던 10년물 채권으로, 5년 조기상환 콜 시점이 지난해 도래했지만 이행되지 못했던 건이다.
후순위채는 보험사가 발행하는 자본성증권이다. 채권 발행액만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이 특징이며, 후순위채의 경우 자본 중에서도 보완자본에 들어간다. 시장에서는 통상 만기 10년으로 내놓고 조기상환 5년을 설정, 콜 시점이 도래하면 상환하거나 차환한다.
(사진=롯데손해보험)
제8회차 후순위채는 롯데손보의 K-ICS 비율이 규제치보다 미흡했던 탓에 조기상환을 못했다. 보험업감독규정상(제7-10조 제5항) 조기상환 시행은 채권을 상환한 후에도 K-ICS 비율이 150%(당시 기준) 이상이거나 대체조달 수단을 확정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요건 충족이 안 되면 금융당국 승인을 받지 못한다.
당시 롯데손보 K-ICS 비율은 1분기 기준 경과조치 전이 101.6%, 후가 119.9%였다. 이는 ‘예외모형(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기반으로 산출한 것인데, 보험업계서는 롯데손해보험 홀로 이를 적용하고 있다. 다른 보험사와 같이 ‘원칙모형’을 따른다면 경과조치 전 82.8%, 후 94.8%로 나온다.
해당 채권에 대한 처리가 해를 넘긴 상황인데, 롯데손해보험 입장에서는 빠르게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 신뢰도 회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자는 시장 관례상 최초 콜 행사가 가능해진 시점에서 조기상환이 바로 이뤄질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믿고 투자에 나선다. 이러한 구조가 깨지면 시장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무적 측면 효율성도 떨어진다. 후순위채가 보완자본으로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발행 시 만기 혹은 경제적 만기가 최소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잔존만기가 5년 미만이 되는 시점부터는 매년 20%씩 불인정금액으로 차감한다. 그동안 900억원 그대로 보완자본으로 인정됐다면 이후로는 20%씩 줄어든 금액만 반영된다는 뜻이다.
K-ICS 상승으로 여력 높여…상환과 동시 차환 전망
제8회차 후순위채 상환 여부는 이행 시점의 K-ICS 수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먼저 보험업감독규정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K-ICS 비율 권고치가 150%에서 130%로 완화된 부분이 있다. 따라서 기본 요건상 후순위채 조기상환 후에도 비율이 130%를 계속 넘어야 한다.
가장 최근 롯데손보의 K-ICS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것이며 예외모형 기준 경과조치 적용 전이 115.3%, 후가 142.0%다. 조기상환 요건에 해당하는 K-ICS는 경과조치 후가 기준인 만큼 여력이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발행액도 크지 않아 상환 후 K-ICS 비율 하락 폭이 5%p 내외 정도로 계산된다.
3분기 이후의 K-ICS 전망을 살펴보면 일부 변동 요인이 존재한다. 4분기에는 연말 보험계약마진(CSM) 조정이 반영되는데, 가정 변경 영향으로 CSM이 감소할 수 있다. 그동안 기말 CSM 추이는 2023년 2조3966억원, 2024년 2조3202억원, 2025년 3분기 2조2680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CSM이 감소하면 가용자본이 줄어드는 만큼 K-ICS 비율도 하방 압력을 받는다.
반면 금융시장 환경 측면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이라 우호적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K-ICS 비율이 올라가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부채 평가액이 줄고 자본이 늘어나서다.
조기상환 조항에서 대체조달 시행은 양질 혹은 동질의 자본을 기발행 채권 상환 이후가 아닌 동시라고 적시했다. K-ICS 수준이 기준치인 130%에서 크게 높지 않은 만큼 채권 상환과 함께 차환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환에 대한 의지는 항상 갖추고 있다”라면서 “다만 금융당국의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