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화성, 선수금 1천억 털고…안정 성장 모드
준공·인도로 선수금·계약부채·미청구공사 등 동시 축소
재무 정상화 신호…다만 현금 유입 아닌 '정산 효과'
대형 분양 줄이고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수주 방향 전환
공개 2026-01-1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3일 14: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오랜 업력을 쌓아온 HS화성(002460)이 최근 1년 사이 분양선수금 약 1000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계약부채와 미청구공사, 중도금대출 보증 등 각종 부담도 동시에 정리됐다. 새 분양을 통해 현금이 새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이미 받아둔 돈이 사업 마무리와 함께 회계상 부채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최근 대규모 분양 자체사업으로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소규모 정비사업 위주로 수주 전략을 바꾼 점을 감안하면, HS화성은 현재 '확장 국면'보다는 과거 사업에서 생긴 재무 부담을 털어내며 체력을 가볍게 만드는 단계에 들어선 모습이다.
 

HS화성이 2021~2024년 공사한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신암2구역 재개발). (사진=HS화성)
 
분양선수금 90% 급감…선수금은 매출로 이동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S화성의 기타유동부채는 2024년 말 113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43억원으로 1년 새 87.4% 급감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단기선수금(미리 받은 공사·용역 대금)은 8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고, 단기예수금(일시 보관 중인 타인 자금)도 30억원에서 19억원으로 축소됐다. 단기선수수익(기간 미경과 수익)은 전액 소멸됐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분양선수금인데 해당 금액은 1022억원에서 113억원으로 줄어들며 90% 가까이 감소했다.
 
분양선수금은 아파트·주택 등을 분양할 때 계약자로부터 미리 받아둔 자금으로, 회계상으로는 준공과 인도가 이뤄지기 전까지 매출로 인식되지 않고 '부채'로 처리된다. 공사가 마무리되고 입주가 시작돼야 비로소 매출로 전환되는 구조다. 따라서 분양선수금 감소는 분양 부진보다는, 기존 분양 사업의 준공·인도가 진행되며 과거에 받아둔 금액이 매출로 옮겨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매출 인식에서도 확인된다. HS화성의 분양매출은 최근(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086억원으로 전년 동기(982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선수금과 계약부채로 잡혀 있던 금액이 준공·인도와 함께 손익계산서에 반영된 결과로, 분양선수금 감소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사 부문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동계약자산(단기미청구공사)은 600억원에서 325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는 미청구공사가 감소하며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유동계약부채(초과청구공사·분양선수금 등) 역시 1252억원에서 443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공사 진행분에 대한 청구와 회수가 이뤄지면서 계약자산과 계약부채 구조 전반이 가벼워진 모습이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중도금대출 보증도 빠르게 축소됐다. 이는 주택을 분양 받은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에 대해 건설사가 대신 갚아줄 위험이 상당부분 줄었다는 이야기다. HS화성이 수분양자 중도금대출에 대해 제공한 보증 규모는 933억원에서 180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842억원에서 76억원으로 급감했다. 현재 정비사업 관련 보증은 모두 해소됐고, 기타사업 2건만 남아 있다. 
 
 
소규모 정비사업 중심 수주…리스크 관리형 포트폴리오
 
재무 정상화 흐름이 확인되지만 이를 곧바로 성장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재무 개선이 신규 수주 확대나 분양 증가에 따른 현금 유입의 결과라기보다는, 과거에 이미 착수했던 분양·공사 사업이 준공과 인도를 거치며 회계상 정리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HS화성은 2022년까지만 해도 도급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해 왔지만, 이후 자체 분양사업 비중을 빠르게 확대했다. 전체 매출에서 분양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대에 불과했으나 2023년 10%를 넘어선 뒤 2024년에는 16%대로 확대됐고, 지난해 들어서는 50%를 웃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과 금융비용이 급증하며 이자보상배율이 한때 1배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재무 부담이 가시화됐다.
 
실제 HS화성의 단기차입금은 2022년 200억원에서 2023년 1380억원, 2024년 1561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은 2022년 83억원, 2023년 188억원, 2024년 222억원이었으며 이자보상배율도 1% 남짓이었다. 분양 확대가 외형 성장에는 기여했지만, 동시에 차입 의존도와 현금흐름 변동성을 키운 셈이다.
 
최근 HS화성이 분양선수금과 PF 보증, 차입 부담을 빠르게 줄이고 수주 전략을 조정하는 흐름은 이러한 경험 이후 나타난 변화로 해석된다. 외형 확대보다는 재무 부담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전환했다는 의미다. 그 결과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14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보다 소폭 줄었으며 금융비용은 70억원으로 70% 가까이 줄어 이자보상배율도 6%대로 개선됐다. 
 
실제 2025년 수주 실적을 보면 이러한 전략 변화가 확인되는 모습이다. 수주 대부분이 서울 면목·잠원·안양·박달동 등 소규모 재건축·가로주택 정비사업에 집중돼 있으며, 개별 사업 규모도 600억~1100억원 수준에 그친다. 대구 남구 공공지원 민간임대, GTX(수도권광역철도)-B 노선, 산업선 철도 등 일부 중·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대규모 분양과 PF가 수반되는 자체사업보다는 도급 성격이 강하고 회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사업 비중이 높아진 모습이다.
 
특히 최근 수주 가운데 강남권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잠원한신타운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은 강남권 내에서도 사업성과 분양 경쟁력이 검증된 입지로 평가받는 곳으로, 대규모 분양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도급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장으로 꼽힌다. 강남권 정비사업은 조합의 사업 추진력과 분양가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PF나 중도금대출 보증 부담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수주 실적과 브랜드 가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HS화성의 리스크 관리형 수주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건설사는 공사 초기 자금 소요가 크기 때문에 분양이나 발주 단계에서 자금을 먼저 받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국내 주택사업의 경우 분양 과정에서 받은 선수금이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만, 공사가 진행되고 준공·인도가 이뤄지면 해당 금액이 매출로 전환되면서 선수금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선수금 감소는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공사가 계약대로 정상 진행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선수금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신규 성장 동력이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존 사업이 정산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HS화성 측에 문의는 시도했으나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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