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인가, 연내 결론 불발…공은 내년으로
29일 금융위원회 공식 일정 마무리…인가 결론 못내
발행어음 시장 선점에 나선 키움·한투·미래에셋증권
조직 개편 후 정책 우선순위 따라 새해 1분기 분수령
공개 2025-12-30 10:06:47
이 기사는 2025년 12월 30일 10: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금융당국의 연내 주요 일정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올해 증권업계 최대 화두였던 신규 발행어음 인가는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융당국 조직 개편 논의와 정책 우선순위 조정이 맞물리면서 심사 일정이 예상보다 늦춰진 탓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발행어음 추가 인가 여부가 내년 금융정책 기조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공식 일정 마무리한 금융당국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의 공식적인 일정이 종료됐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공식 일정이 정리되면서 올해 안에 주요 금융정책 현안이 추가로 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불법사금융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 중 하나였던 발행어음 신규 인가 마무리는 새해를 기약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신규 발행어음 인가 추진 계획을 밝힌 이후, 11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인가를 마무리하며 심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후 신청 증권사들에 대한 절차는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봤지만, 하반기 들어 금융당국 조직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심사 일정이 자연스럽게 늦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부문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금융조직이 재경부·금감위·금감원·금소원 등 4개로 분리되는 안이 감독 체계 혼선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당국 조직 개편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개편 논의로 기존 추진된 발행어음 인가는 당초 예상보다 늦은 9월 이후에서야 본격화됐다. 금융위원회는 9월 종합금융계좌(IMA) 신청 증권사를 먼저 심사했고 이어 신청 순에 맞춰 심사를 진행했다. 
 
치고 나가는 신규 인가 증권사, 후발주자 발 동동
 
연내 인가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증권사는 삼성증권(016360)과 메리츠증권이다. 두 회사는 지난 11월 금융위원회의 외부평가위원회(이하 외평위) 심사를 마쳤다. 이어 12월 현장실사가 이뤄져 연내 인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매듭을 짓지는 못했다. 뒤늦게 신청에 나선 NH투자증권(005940)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인가 지연에 따라 발행어음 시장 경쟁력에도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 인가 이후 해당 증권사들이 속속 발행어음 상품 출시를 진행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기 때문이다.
 
 
키움증권(039490)은 이달 출시한 첫 발행어음 상품인 수시형 상품과 1년 약정형 상품을 완판했다. IMA 인가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37620)도 각각 첫 IMA 상품인 ‘한국투자 IMA S1’와 ‘미래에셋 IMA 1호’를 잇달아 모두 팔아치웠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1조원 모집 한도에도 불구하고 출시 4일 만에 판매를 마무리하며 발행어음·IMA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반면 인가를 기다리는 증권사들은 조직 구성이나 투자 계획을 미루고 있다. 무리한 선제적 움직임이 심사에 부담을 줄 수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정책 방향 정해지는 시점이 분수령
 
발행어음 인가는 △신청서 접수 △외평위 심사 △현장 실사 △증선위 심의 △금융위원회 심의 순으로 이뤄진다. 키움증권의 경우 외평위 심사 이후 현장실사까지 한달여가 걸린 점을 감안하면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빨라야 새해 1분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연말에 이뤄진 금융당국의 인사도 인가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새해 초 금융정책 방향이 정해지는 시점이 추가 인가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강조해 온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생산적 금융 기조가 유지된다면, 발행어음 추가 인가 역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말 인사 이동으로 심사가 다소 지연된 감이 있지만, 방향성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생산적 금융이나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조직 개편과 함께 신규 인가 심가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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