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난해부터 유형자산 대체가 이뤄지기 시작한
이연제약(102460)의 충주공장에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가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21년 준공된 신공장이 아직 상용 가동 이전이라는 사측의 설명대로라면 충주공장은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시설 투자로 인해 차입 부담을 늘리고, 상각비 반영에 따라 실적까지 악화시키는 애물단지가 된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제형 등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상용 가동이 예상보다 지연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이연제약 홈페이지)
올해 3분기 누적 생산·영업설비 상각비 224억원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이연제약의 생산과 영업설비에서 발생한 당기 상각비만 2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생산과 영업설비에서 발생한 당기 상각비 47억원 대비 376.6%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 말 이연제약의 생산과 영업설비로 분류되는 자산의 기말가액 합계는 총 3650억원이다.
앞서 이연제약은 지난 2017년 mRNA를 포함한 유전자치료제 및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cGMP급 충주공장 착공에 나서 2021년 완공했다. 그런데 충주공장 준공 이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 증가세는 신공장의 유형자산 대체가 이뤄진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23년 건설중인자산의 기말가액은 3420억원이었는데 2024년 3246억원 규모의 건설중인자산 감소가 발생했고, 동시에 건물 자산 1968억 증가와 기계장치 자산 1109억원 증가가 발생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건물 자산에서 7억원, 기계장치 자산에서 25억원 규모의 당기상각이 발생했다. 사측은 건설중인자산 감소 사유에 대해 충주공장 유형자산 대체를 명시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유형자산은 실제 사용하는 시점과 무관하게 자산이 사용 가능한 때부터 감가상각하며, 이는 경영진이 의도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장소와 상태를 의미한다. 다만, 해당 시점이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시점과 일치하는지는 회사 판단에 따라 사실관계에 기반해 결정해야 한다.
이연제약은 충주공장 준공 이후 2023년 8월 KGMP 인증을 획득하고 2024년 11월 바이오의약품 전문수탁 GMP 인증을 획득해 바이오·케미칼 전문 생산 및 CMO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즉, 사측은 관련 인증이 완료된 지난해를 '자산의 사용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보고 신공장에 대한 감가상각을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영향 미치는데…상용 가동은 언제쯤
유형자산 대체와 발맞춰 전체 판매비와관리비 내역 중 감가상각비 규모는 2021년 26억원, 2022년 22억원, 2023년 23억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4년 41억원으로 급증했다. 2024년 회사 매출은 전년 대비 1.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98% 감소했는데, 당시 사측은 약가 인하에 따라 매출액이 축소됐고, 충주공장 상각비용 반영으로 인한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유형자산에서 발생한 상각비는 앞서 살펴본 대로 총 224억원인데, 이는 연결기준 포괄손익계산서상 판관비와 매출원가를 합한 내역을 풀이한 주석의 '비용의 성격별 분류' 항목에 고스란히 넘어갔다. 특히 이연제약의 원가율이 올해 들어 급증했다. 최근 연도별 원가율은 2023년 47.77%, 2024년 50.92%에서 올해 3분기 누적 73.24%까지 치솟았다.
결과적으로 상각비는 전액 비용처리되며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21억원으로 집계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실적 악화에 따라 이연제약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 2024년 처음으로 음수전환했고,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영업활동으로 600만원의 현금이 유입된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유형자산으로 분류되며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신공장은 아직까지 상용 가동 이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연제약은 올해 3분기 보고서에서도 충주공장은 작성기준일 현재 상용 가동을 진행하고 있지 않아 생산능력 기재를 생략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충주공장 시설투자로 회사의 부채가 크게 불어난 상태라는 점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유동부채는 1357억원이며 이 가운데 차입금만 1103억원에 달한다. 반면 동일 시점 현금및현금성자산 85억원과 기타유동금융자산 1억원을 더한 보유 현금성 자산은 86억원 규모에 그친다.
단기 지급 능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현금창출력마저 약화된 모습은 유동성 악화 우려를 키운다. 충주공장 준공 이듬해인 2022년 227.33%에 달했던 유동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60.38%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설비 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만 늘어난 상태에서 생산능력 확대가 상용 가동으로 이어져 실제 매출로 실현될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환율 등 원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있긴 하나 갑작스럽게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건 충주공장 감가상각비"라며 "(충주공장 상용 가동 시점은)제형 등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아야 되다 보니 그런 것들로 인해서 조금씩 생각했던 것 보다 딜레이가 된 건 맞다. 주사제라든지 일부 품목들에 대해선 충주공장 쪽에서 조금씩 생산이 이어지고 있고, 점차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풀 케파 가동 시점 등에 대해서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