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공적 역할이 강화되면서 산업 성장 지원을 위한 투·융자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의 이자수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투자은행(IB) 부문을 확대하며 수익 기반 다변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지정한 10대 첨단전략산업에 초점을 맞춰 미래산업 성장과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IB토마토>는 주요 은행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비교해 각사의 전략과 방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은행이 최대 규모의 타법인 출자 규모를 앞세워 첨단 전략산업 지원에 나선다. 특히 정부 정책에 맞춰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중심이 돼 산업 성장을 돕는다. 대규모 출자에 따른 자본 적정성 우려도 선제 대응으로 불식시킬 계획이다.
(사진=우리금융)
4대 시중은행 중 타법인 출자 규모 가장 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우리은행의 타법인 출자 장부가액은 7조9297억원이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같은 기간 나머지 시중은행의 타법인 출자 장부가액은 국민은행 7조2549억원, 신한은행 6조5044억원, 하나은행 6조3471억원이다.
특히 경영참여 목적 출자 장부가액이 3조1439억원으로 크다. 모두 12개 법인으로 우리은행의 해외 법인이 11곳, 나머지 한 곳은 케이뱅크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1.96%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부가액은 224억6500만원이다.
다만 경영 참여 목적을 제외하고 일반투자와 단순 투자 목적 규모만 더해도 타 행 대비 더 크다. 상반기 경영 참여 목적을 제외한 일반투자와 단순투자 목적의 장부가액은 4조7858억원이다. 해외 법인 자회사를 제외하고 펀드나 기업 투자를 합한 규모도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크다는 의미다.
일반투자는 주식 등 지분 보유 목적이 발행인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으나,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경우 해당한다. 경영 참여 목적과 단순 투자의 중간 격으로, 사업적 전략적 관계를 고려한 투자일 경우 통상적으로 일반투자로 분류한다.
우리은행이 일반투자로 단행한 법인 중 장부가액이 큰 곳은 연합자산관리(2237억). 한국증권금융(1420억원),
포스코(005490)홀딩스 주식회사(2275억원)등 이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이들에서만 147억2500만원, 73억9200만원, 65억3900만원의 평가손익을 거뒀다.
다만 올해 취득한 지분은 출자 전환일 가능성이 크다. 전부 장부가액이 '0원'이기 때문이다. 9곳의 기업이 올해 일반투자로 분류됐는데, 이 중 상반기 말 장부가액이 잡힌 곳은 한곳도 없다.
최초 취득 금액 없이 보유 지분이 생겼는데, 장부가액은 '0원'이다. 외부 기관에서 평가할 때 장부가액이 잡히지 않는 경우다. 회사가 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등 실행한 대출에서 회수하기 어려울 때 출자 전환하는 사례다. 이 중 선원건설도 지난해 회생 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첨단전략 산업 성장에도 지원 나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IB) 부문에서 투자를 적극 단행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 구조화 금융 등을 포함한다. 특히 최근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 서비스 신규 투자 유치에 필요한 선순위 인수금융 자금 조달도 마무리했다. 올해 실행된 신규 인수 금융 중 최대 규모인 총 3조원 중 2조6000억원이다. 우리은행은 두 회사의 전환우선주 발행에 2조6000억원의 자금을 인수 금융으로 지원한다. 2조4000억원은 장기대출, 2000억원은 한도 대출이다.
해당 건 외에도 우리은행은 최근 2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주선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의 생산적 금융 전환전략에서도 중심에 있다. 생산적 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업무 컨트롤 타워 기능을 담당한다.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해 중소 기업 특화채널에 AI, 반도체 등 업종별 전담침을 신설하고 여의도 FI기업영업본부를 생산적금융 기업영엉본부로 개편해 투자 확대에 집중한다.
다만 자본이나 건전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대출이 회수되지 않아 채권을 출자 전환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기업 금융 특성상 부과되는 위험가중치도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확대되는 투·융자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해뒀다는 입장이다. 특히 융자의 경우 은행이 주축이 될 예정으로 자산 리밸런싱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할 예정이다. 비중 확대에 따라 투자 전담 심사 조직을 신설하고, 그룹 신용평가 모형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리은행도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자본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