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홀딩스, 계열사 돈 빌려 캐피탈 지원…그룹 유동성 '부담'
하반기 들어 오케이캐피탈에 자금 대여 집중, 잔액 8750억원
오케이넥스트에서 차입해 지원…그룹 차원에서 자금 이동
자금 흐름 명백하지만 유동성 측면서 계열사 익스포저 커져
공개 2025-10-2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4일 17: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오케이홀딩스대부가 계열사 중 하나인 오케이넥스트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려 오케이캐피탈에 다시 대여해주고 있다. 자금이 많은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그룹 차원에서 이동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자금 흐름은 명확하지만 유동성 측면에서 계열사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커진다는 점이 부담이다.
 
하반기부터 ‘오케이캐피탈’에 대여 늘려…총잔액 8750억원
 
23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오케이홀딩스대부는 계열사인 오케이캐피탈(홀딩스 지분율 64.24%)에 대규모 자금을 대여하고 있다. 거래일자 기준 이날 2200억원, 오는 27일 1600억원이다.
 
오케이캐피탈이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오케이홀딩스대부가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다. 캐피탈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인 여신전문금융사채를 공모 없이 특정 대상이 비공개로 가져가는 것이다. 이자율은 두 건 모두 6.06% 수준에서 결정됐다.
 
 
오케이캐피탈은 공모사채 발행을 위한 신용등급이 BBB+(부정적) 등급이다. 본래 A-(부정적) 등급이었는데, 2023년 말 부동산금융 건전성 문제로 한 단계 떨어졌고 지난해 6월에는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바 있다.
 
공모 시장 복귀가 길어지고 있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케이캐피탈이 마지막으로 공모사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 2023년 8월이다. 이후로는 오케이금융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오고 있다.
 
다수 계열사 중에서도 오케이홀딩스대부의 자금대여는 특히 올 하반기에 집중됐다. 앞선 두 건(합계 3800억원) 외에 ▲10월1일 1850억원 ▲8월22일 1500억원 ▲7월28일 1000억원 ▲7월8일 600억원 등으로 파악된다. 오케이캐피탈을 대상으로 한 대여금 총잔액은 8750억원이다.
 
자금 사용 목적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명시됐다. 오케이캐피탈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영업자산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는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손익도 흑자로 회복하면서 영업 확대 재개에 나서려는 상황이다. 오케이캐피탈이 영업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만큼 오케이홀딩스대부의 자금대여는 추가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사진=오케이캐피탈)
 
오케이넥스트에서 차입…계열사 익스포저 ‘과중’
 
오케이홀딩스대부가 오케이캐피탈에 대여한 자금은 대부분 오케이넥스트(구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지분율 40.26%)에서 나온 것이다. 캐피탈에 자금을 빌려준 시기에 넥스트로부터 다수의 차입 건이 있었다. 지난 22일 2000억원과 24일 1600억원이며, 오는 27일 700억원이 추가로 예정됐다. 이 역시 사모사채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다.
 
오케이홀딩스대부가 오케이넥스트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것도 올 하반기부터 건수가 특히 증가했다. 앞선 세건 외에 ▲9월3일 800억원 ▲7월14일 1000억원 ▲7월8일 500억원 등이다. 그 결과 거래상대방에 대한 차입총계는 1조250억원으로 늘었다. 오케이홀딩스대부가 오케이캐피탈에 빌려준 자금 모두 오케이넥스트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오케이넥스트는 오케이홀딩스대부 지분 40.26%(홀딩스 나머지 지분은 최윤 회장 58.2%)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케이넥스트 지분은 최윤 오케이금융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J&K캐피탈이 98.9% 갖고 있다. 지난 2023년 10월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한 이후 계열사 자금지원 역할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오케이넥스트에서 오케이홀딩스대부, 다시 오케이캐피탈로 이어지는 조달 흐름도 그룹 차원에서의 자금 공급과 지원이다. 오케이넥스트는 대부업 철수 이후 차입부채가 크게 감소했는데, 지난 1분기 기준 총자산 2조7729억원 가운데 부채가 709억원이며 자본이 2조6955억원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이 같은 양상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자금의 흐름이 명확하기 때문에 오히려 깨끗하다는 것이다.
 
반면 그룹의 유동성이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계열사 익스포저가 커져 관리 부담이 늘어난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오케이넥스트의 계열사 익스포저(대출채권, 투자지분, 전환우선주 등 모두 포함)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 1분기 기준 총자산의 94.4%, 자기자본의 97.1%에 달했다.
 
오케이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케이홀딩스대부가 지분 구조에서 오케이캐피탈 제일 위에 있고, 오케이넥스트는 대부업 철수 이후 자본력이 많은 곳”이라며 “유동성이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가는 흐름으로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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