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올해 상반기 농협손해보험의 보험손익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자연재해로 손해율이 상승한 탓이다. 자본적정성도 지급여력비율 하락 등으로 2년째 저하되는 추세다.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농협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은 95억원으로 전년 동기(1222억원) 대비 급감하면서 영업이익이 1610억원에서 1259억원으로 줄었다.
(사진=농협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의 손익은 크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으로 나뉜다. 보험손익이 급감한 것은 지난 1분기 보험부문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자연재해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3월 경북 의성산불, 2분기 집중호우와 냉해 등 자연재해 영향으로 일반·정책·장기보험 수익성이 저하됐다.
특히 장기보험 보험금 예실차(-161억원) 확대와 재물담보 손해율 상승에 따른 추정 변경 등으로 전체 예실차 손실(-640억원)이 크게 발생했다. 예실차는 보험사의 예상손해율과 실적손해율의 차이를 의미한다.
농협손해보험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기준 재물담보는 약 20%로, 장기보험 또한 자연재해 발생에 따른 손익 변동성에 노출되어 있다. 재물담보 비중이 높다 보니 태풍·집중호우·폭설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손익이 흔들리는 것이다.
장기재물 보험은 기간이 인보험 대비 상대적으로 짧고, 과거에는 손해율이 안정적이어서 농협손해보험이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자연재해 영향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388억원에서 1164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손실 폭을 메웠다. 금리하락에 따른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 자산(FVPL)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355억원, 채권처분이익이 275억원이 발생한 영향이다.
FVPL은 공정가치에 의한 평가가치를 당기 손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지칭한다. 주로 주식과 같은 지분 상품과 파생결합상품 대부분이 FVPL로 인식된다. 상반기 자연재해로 인해 손해액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과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 교체매매로 인해 매각이익이 발생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농협손해보험의 운용자산 중 국공채·특수채 비중이 41%, 대체투자자산은 37% 수준으로, 장기채권 중심의 보수적 운용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기준 위험자산비중은 42.6%로 동종 업계 평균인 51.8%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중부실자산비율과 고정이하자산비율도 각각 0.04%, 0.17%로, 동종 업계 평균(각 0.26%, 0.88%) 대비 낮은 편이다.
다만 자본적정성은 지급여력비율 하락으로 다소 저하된 상황이다.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후 기준 2023년 말 316.8%에서 2024년 말 201.6%, 올해 상반기 164.2%로 저하되는 추세다. 경과조치란 보험사가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가용자본이나 위험액 등을 유예하거나 감안하여 평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급여력비율 하락 요인으로는 제도 변경 및 금리 수준 변화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말 무·저해지 해지율 관련 가정 제도가 강화되면서 보험 업계 전반적으로 지급여력비율과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잔액이 감소했는데, 지난해 말 4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음에도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기준 2024년 9월 말 211.2%에서 2024년 말 149.0%로 62%포인트 하락했다. 장기보험 업력이 짧았고, 무·저해지 보험 비중이 타 손보사보다 높았던 것이 동종 업계 평균 대비 하락폭이 컸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3월 말에는 지급여력비율이 후순위사채 2000억원 발행에도 경과조치 전 기준 전년 말 대비 19.4%포인트 추가로 하락했다. 할인율 인하 및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기타포괄손익누계가 감소했고, 할인율 하락으로 인한 장기보험 익스포저 증가로 보험위험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2025년 6월 말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기준, 3월 말(129.5%) 수준을 유지했다.
농협손해보험은 향후 제도 변경에 따른 자본적정성 관리가 우선순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자산과 부채 관리를 위한 전략을 이행하고 있지만, 지급여력비율이 동종 업계 평균 대비 낮고, 과거 제도 변경 시 지급여력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탓에 향후 예정된 할인율 현실화 및 기본자본비율 도입에 대비하여 적극적인 자본적정성 관리가 필요할 것이란 진단이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저하된 자본적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ALM 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있으며 장기채권과 채권선도 계약 규모를 확대하고 있고, 요구자본 감소를 위해 보험계약 관리와 자산운용 기조를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우수한 보장성 신계약 도입을 통한 CSM 규모 확대, 손해율 관리를 통한 보험수익성 개선,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한 요구자본 축소 등 자본적정성 변동 추이와 계열의 자본확충을 통한 지원 가능성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