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에프앤아이, 회수불능 채권 탓에 수익성 '뚝'
시장 활황에도 수익성 되레 떨어져
제각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영향 커
공개 2025-12-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8일 16: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에프앤아이가 시장 활황에도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장부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제각 규모가 확대돼 대손 충당금을 대폭 늘려 쌓았기 때문이다. 설립 이래 투자 자산 증대를 기반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이 마저도 주춤한 모양새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실적 개선에도 성장성 꺾여
 
8일 우리금융지주(316140)에 따르면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3분기 순익은 18억5380만원이다. 전년 동기 118억4017만원에 비하면 100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지난 2022년 설립된 우리금융지주의 부실채권(NPL) 투자관리회사다. 주로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회수해 수익을 창출한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NPL업권에서 막내 격이다. 연합자산관리와 대신에프앤아이, 하나에프앤아이, 키움에프앤아이 등이 자리 잡은 상태에서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같은 금융지주 자회사인 하나에프앤아이의 경우 1989년 설립돼 하나금융이 2013년부터 NPL업종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금융에프앤아이를 출범시킨 데는 시장 활황 영향이 컸다. 당시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부실한 상황에서 효자 자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실제로 국내은행 부실채권 정리 실적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국내 은행 부실채권 잔액은 10조1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6조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설립 당해부터 부실채권 잔액은 6조4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정리 실적도 확대됐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설립 당해 당기순이익은 9억원에서 이듬해 39억원, 지난해 말에는 133억원까지 성장했다. NPL유동화채권 잔액을 늘린 덕분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유동화채권은 지난 2022년 3137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1847억원으로 비약적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업권 활황에도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성장성은 지난해 대비 꺾인 모양새다. 자산 증가세가 예년만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총자산 중 대부분은 투자자산, 특히 유동화 채권에 몰려있다. 상반기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총자산은 1조2804억원으로, 이 중 투자자산은 1조1734억원이다.
 
투자자산 중 유동화채권이 1조1127억원으로, 증권과 대출채권, 관계기업투자자산 등은 총합 608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총자산 증가율은 대폭 하락했다. 지난해 전년 말 대비 4000억원 가까이 불어났으나, 올들어 300억원 증가에도 실패했다. 지난 2023년 말 전년 말 대비 총자산 증가율은 161.1%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도 42.6%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총자산 증가율은 2.3%에 불과했다.
 
당기순이익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도 하락한 데다 성장기반인 유동화 채권도 감소해 앞으로의 성장도 장담할 수 없게됐다. 지난해 말 유동화채권은 1조1399억원에서 6개월 만에 1조1127억원으로 축소됐다. 설립 이래 첫 유동화채권 축소로, 감소율은 2.4%다. 
 
대손 비용 급증에 수익성 하락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성장 둔화는 대손비용 증가 탓이다. 대손비용은 대손충당금과 대손상각비로 구분된다. 3분기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대손상각비는 44억6500만원이다. 지난해 동기 40억1100만원을 상각한 데 비해 4억원 증가했다. 상각보다는 대손충당금 영향이 더 컸다는 의미다.
 
3분기 말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대손충당금은 128억6717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9개월만에 약 28억원 증가했다. 3분기 88억원 넘게 대손충당금을 전입한 탓이다.
 
처분 및 제각으로 60억원 넘게 대손충당금을 축소시켰기 때문이다. 제각은 금융사가 보유한 채권 중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금액을 회계 장부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뜻한다. 3분기에만 60억원 넘는 채권이 회수 불가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지난해 동기 9억1714만원의 여섯배 넘는 규모다.
 
시장 점유율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경쟁입찰서 매입액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찰 매입액 기준 지난 3년간 시장 점유율은 12.56%에서 올해 상반기 6.4%로 하락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0.2%, 매입액 6712억원에서 상반기 1875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영향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손비용 상승으로 당기순익이 감소했다”라면서 “담보 경매 절차를 통해 채권 회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용 시스템 구축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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