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채무상환을 위해 총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대한항공은 신용등급 상향, 통합 항공사 출범 기대감 속에 연이은 회사채 흥행을 기록 중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 성공 시 이자 부담 감축 등 재무적 효과도 기대된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사진=대한항공)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신규 발행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규모는 800억원(112-1회, 3년 만기), 500억원(112-2회, 5년. 만기), 200억원(112-3회, 7년 만기)로 나눠 발행된다. 이번 대한항공 회사채 발행 공동 주관사는 6곳에 달한다. 최근 경쟁 심화로 다수의 주관사단이 꾸려지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키움증권(039490), 우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003530) 총 6곳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23일 하루 진행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모집총액, 발행가액, 이자율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발행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모희망금리는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키스자산평가·나이스피앤아이·에프앤자산평가)가 최종으로 제공하는 대한항공 3년물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서 0.3%포인트를 가감한 범위에서 정해진다. 5·7년물 이자율은 산술평균에서 0.2%포인트를 가감한 범위에서 결정된다. 대한항공 3년물 회사채 수익률 산술평균은 3.171%, 5년물은 3.716%, 7년물은 3.906%다. 수요예측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이자율은 2%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회사채 발행 조달자금으로 기존 회사채를 차환한다. 차환 대상 회사채는 2023년 11월 발행된 105-1회 회사채(1300억원)다. 이자율은 5.15%로 차환 성공 시 이자 부담 경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회사채는 발행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대 항공 사업자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등이 강점이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조3031억원에 달했다. 지난 5월 대한항공은 2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결과 8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몰렸다. 대한항공은 회사채 발행 규모를 3500억원으로 늘렸다.
또한 국내 유일 대형 항공사 출범에 따른 시장 지위 강화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항공 신용등급은 시장 지위 강화 등을 근거로 지난 5월 A-에서 A0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통합 과정에서 일부 운수권 반납,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 매각 등 매출 감소 요인이 발생했지만, 노선 통폐합 및 효율화, 규모의 경제 효과 등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충격으로 큰 폭으로 늘었던 부채비율도 점차 하향 안정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328.8%로 직전연도 대비 119.2%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태가 지난해부터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 까닭이다.
다만, 당기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18.3%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은 매출 12조7026억원, 영업이익 8011억원, 당기순이익 9071억원을 거뒀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대한항공은 신형 항공기 도입, 엔진 정비 능력 확보 등 투자를 검토 중이라 향후 자본적 지출 부담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업 기반 강화와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재무 완충력 등을 근거로 봤을 때 이번 112차 회사채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